서승원

도쿄화랑+BTAP

2026.3.7 4.11.


 


도쿄화랑+BTAP 간판

 

202637,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화랑+BTAP(Tokyo gallery+Beijing Tokyo Art Project)에서 서승원개인전이 개최되었다. 일본 화랑에서 열린 한국 작가의 개인전이다. 오늘날에 한국 미술이 일본에 소개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1965년 한·일 수교가 성립된 직후인 1970년대를 견주어 보면 상황이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일본에서의 한국 미술 전시의 물꼬가 막 트이기 시작한 시기였으며, 해외 전시가 국제적 위상과 정치적 상황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정도로 중요한 행사였다. 그리고 도쿄화랑은 한일 간 전시 교류가 활발해지기까지의 흐름에 동참해온 대표적인 공간이다.

 

도쿄화랑은 1950년 개관한 현대미술 전문 화랑으로,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윤형근 등 굵직한 활동을 펼쳐온 한국 작가들이 이곳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975, 도쿄화랑의 사장 야마모토 다카시와 미술평론가 나카하라 유스케가 추상 작업을 중심으로 활동한 한국 작가를 초대하여 개최한 한국 5인의 작가: 다섯가지의 흰색전(韓国·五人作家 五つのヒンセク<>, 이하 다섯 가지의 흰색전’)이 대표적인 전시 중 하나다. 이때 권영우, 박서보, 서승원, 이동엽, 허황이 참여작가로 초대되었고, 미술평론가 이일이 한국 측 공동기획자로 참여해 서문을 쓰기도 하였다. 이처럼 도쿄화랑은 소위 단색화로 불리는 한국의 추상 회화를 전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해왔다. 서승원은 다섯가지의 흰색전을 시작으로 수차례 개인전 및 단체전을 이어오며 50여 년의 시간을 도쿄화랑과 함께해온 인물로, 이번 전시에서 1960년대 초기 목판화부터 2025년 최신작까지 그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전시전경

 

서승원은 홍익대학교 출신으로, 기하추상 그룹 오리진(Origin)’ 과 전위 미술 운동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의 창립멤버이다. 또한 그는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이자 1세대 단색화가로 평가받는다. 1962년부터 추진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거치던 20대 시기부터 회화와 판화를 병행한 그의 작업 기저에는 산업화 이전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서승원은 서울의 한옥에서 문창살의 기하학적 문양, 창호지를 통해 스며드는 빛, 백자와 같은 고가구들을 접하면서 성장하였다. 이는 작업의 표면적 특질로 이어져, 강렬한 오방색이 돋보이는 목판화에서부터 바탕에 유색과 백색 안료를 쌓아 올려 파스텔 톤의 연한 미색을 구현한 추상회화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 전반에는 그의 어린 시절이 묻어나온다. 그리고 그는 60여 년의 화업에 걸쳐 일관적으로 동시성(Simultaneity)’ 이라는 개념을 작품명으로 이름 붙이고, 말한다. 서승원에게 있어 동시성은 형태와 색채, 그리고 공간이 하나의 평면 위에 같은 가치를 가져 하나의 화면에 어울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시전경

 

이번 전시는 서승원 작품세계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동시에일본에서 그가 작가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10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출품작 중에서는 대중에 공개된 목판화 중 가장 이른 시기로 보이는 1968년작 Wood-CWood-12, ‘다섯가지의 흰색전에 출품됐던 Simultaneity(1974), 그리고 최신작에 해당하는 Simultantly 25-0126(2025)가 주목된다. 전시실 입구에는 서승원의 도록, 리플릿, 2018년에 재개최된 다섯가지의 흰색전리플릿이 비치되어 있다

 

한편, 도쿄화랑+BTAP의 이번 전시는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요코하마미술관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기획으로 개최된 항상 옆에 있으니까 일본과 한국, 미술 80(いつもとなりにいるから 日本韓国アートの80, 2025.12.6.-2026.3.22.)과 시기가 맞물린다. 한국과 일본 미술계가 끊임없이 소통해온 흐름을 보여주는 두 전시에서 한일 양측의 교류가 돋보이는 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세계에 소개할 도쿄화랑+BTAP과 작가 서승원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