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립근대미술관, 《Women Portrayed: Focus on the École de Paris Era》
mima(홋카이도립 미기시 고타로 미술관), 《초신성 미기시 고타로 소장품전: 화업의 찬란함》
홋카이도립근대미술관
삿포로에 위치한 홋카이도립근대미술관에서는 2026년 4월 25일부터 8월 30일까지 《Women Portrayed: Focus on the École de Paris Era》를 개최한다. 에콜 드 파리는 20세기 초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국제 작가들이 특정 양식이나 이념으로 묶이지 않고 파리에서 활동한 다국적 예술가들을 가리킨다.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이 이름 아래 호명된다. 이 전시는 그 시대 작가들이 그린 여성 이미지를 통해 당시 여성의 다양한 현실을 탐구한다. 같은 기간 근처에 위치한 mima(홋카이도립 미기시 고타로 미술관)에서는 《초신성 미기시 고타로 소장품전: 화업의 찬란함》을 4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선보인다.
《Women Portrayed》 전시 전경
《Women Portrayed》는 1920년대 파리, 이른바 '레 자네 폴(Les années folles, 광란의 시대)'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 여성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개척해나갔다. 전시는 그 흐름을 에콜 드 파리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읽어낸다.
후지타 츠구하루((藤田嗣治, 1886-1968), 〈프랑스 소녀〉, 1945
쥘 파스킨(Jules Pascin, 1885-1930), 〈앉아있는 여자〉, 1928
전시장을 걷다 보면 근대화된 여성의 이미지가 점차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감지할 수 있다. 타자의 위치에 놓였던 여성이 화면 안에서 점점 당당한 존재로 자리를 옮겨오는 것이다. 이 흐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가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다. 마리 로랑생 등 여성 작가들이 그린 인물은 쥘 파스킨을 비롯한 남성 작가의 시선과 확연히 다른 온도를 지닌다. 동일한 피사체를 두고도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화면 위의 존재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 전시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어서 방문한 mima는 미기시 고타로(1903–1934)가 직접 구상한 아틀리에의 이미지를 토대로 지어진 미술관이다. 건축 스케치에서 출발한 공간인 만큼, 전시를 감상하는 내내 작가의 의도가 공간 안에 스며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초신성 미기시 고타로 소장품전: 화업의 찬란함》은 그의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다. 당대 주요 미술 대전에 출품한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어 작가로서 미기시가 걸어온 궤적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 앵포르멜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이전, 추상표현주의와 야수파, 초현실주의를 받아들인 일본 작가의 미감이 작품 안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서양의 미술 언어를 흡수하면서도 그것을 일본적 감수성으로 소화해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31년이라는 짧은 생애에 이만큼의 변화를 압축한 작가의 밀도 있는 작업이 전시장에서 느껴진다.
미기시 고타로, 〈오케스트라〉, 1933
두 전시 모두 '바라보는 시선'을 중심에 놓는다는 점에서 나란히 읽힌다. 한쪽은 여성을 향한 시선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다른 한쪽은 서양 미술을 향한 일본 작가의 시선이 어떻게 작품으로 맺히는가를 다룬다. 삿포로에서 두 미술관을 함께 보는 것은 일본과 유럽의 20세기 미술을 알아가는 데 있어 좀 더 폭넓은 관점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