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주제로 83일간 개최… 20개국 69팀 참여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을 주제로 8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83일간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에는 20개국 69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 주제는 '섞이고 모이다'라는 뜻의 제주어 '허끄곡 모닥치곡'과 제주민요 '이야홍 타령'의 후렴구에서 따왔다. 외부 문화와 섞이며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온 제주의 역사를 '변용'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변용이란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양쪽 모두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뜻한다. 지난 4회 비엔날레가 바다를 통해 들어온 남쪽 문화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유배와 이주를 통해 들어온 북쪽 문화가 제주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살핀다.






전시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레미콘 등 5개 공간에서 나뉘어 열린다. 주요 내용은 '유배', '돌문화', '신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추사의 견지에서: 유배'를 주제로 조선 시대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 생활을 조명한다. 고립된 상황이 어떻게 뛰어난 예술로 변했는지 탐구하는 전시다. 1층에서는 김정희의 조형적 유산과 함께 〈세한도〉(영인본)와 제주 문자도 등을 선보인다. 2층에서는 난민과 이주민 등 현대 사회의 소외 문제를 다루는 '동시대 유배' 전시가 이어진다.







제주 작가 이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작 〈아포리아의 증인〉을 공개한다. 관람객이 설문에 참여하면 6명의 증인 초상 중 하나와 연결되는 참여형 작업이다. '아포리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막다른 길이나 난관을 뜻하는 철학 용어로, 작가는 관람객이 스스로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랍에미리트 작가 알라아 에드리스는 고대 유적과 신화를 바탕으로 변형되는 시간과 기억을 표현한 사진 연작을 전시한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의 '검으나 돌은 구르고 굴러: 돌문화'는 제주의 현무암과 돌담에 담긴 기억을 다룬다. 김현성 작가는 회전하는 24개 물레 위에 돌을 올린 sound installation(소리 설치) 작업 〈담지체〉를 선보인다. 돌이 비벼지며 내는 마찰음을 하나의 음악적 리듬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일본 작가 오카베 마사오는 미나토 치히로와 함께 제주, 홋카이도, 히로시마를 하나의 기억으로 연결하는 설치작품 〈TIME RINGS〉를 공개한다. 이 외에도 야외 중정에는 송필의 〈실크로드, 전설(version 2)〉과 강문석의 〈초원〉이 설치된다.

원도심 공간인 제주아트플랫폼과 예술공간 이아 등에서 열리는 '큰 할망의 배꼽: 신화'는 제주 신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제주아트플랫폼 대공연장에서는 캐나다 작가 뱅상 모리세와 캐롤라인 로버트의 6m 높이 대형 영상 작업 〈테라(TERRA)〉가 전시된다. 우크라이나 작가 자나 카디로바는 전쟁으로 사라진 마을의 기억을 담은 퍼포먼스 영상 〈Performance VI〉를 선보인다.








이종후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유배와 신화, 돌문화를 통해 제주와 북방문화가 이어져 온 흐름을 들여다보고자 했다"며 "서로 다른 문화가 뒤섞이며 만들어낸 변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이며, 자세한 전시 일정과 프로그램은 제주비엔날레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