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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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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재현한 그림에 ‘저건 사과야’라는, 즉 무엇을 그렸는가가 의미를 대체하며 제목을 고민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재현의 시대를 지나자 작품 제목이나 전시 부제를 정하기 어려워졌다. 그럴싸한 제목을 짓기 위해 관련 자료를 뒤져도 작품마다 빼곡하게 쌓인 사연을 몇 단어로 축약하는 일은 해당 작품을 시작하고 끝낸 당사자도 쉽지 않다. 작품과 제목은 수렴을 지향할 뿐, 완전한 일치는 힘들다. 글과 그림의 일치가 이루어진다면 굳이 힘들게 작업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부제와 제목만 멋진 작품에서 말과 사물 간의 거리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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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크리스토의 <포장 국회의사당>: 포장이 공공미술로 전환되기까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드로잉 ⓒChristo삶과 미술, 사물과 작품, 민주주의와 공공미술 사이의 변증법적 관계를 다듬는 아방가르드 미학. 그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누구나 한번쯤 접하는 포장이 공공미술로 거듭났고, 크리스토(Christo)와 잔 클로드(Jeanne-Cl…

(87)독일 국립중앙미술사학연구소: 세계적인 연구소를 찾아서

독일 국립중앙미술사학연구소 『미술사의 기초개념』출간 100주년 기념행사2016년 병신년(丙申年). 재간둥이 원숭이가 한국미술계에 희망을 선사할 수 있을까. 녹녹치 않은 한국미술계에 독일 뮌헨 소재의 국립중앙미술사학연구소(Zentralinstitut für Kunstge…

(86)현대커미션, 테이트모던 터바인홀의 제2막을 열다

<빈터>는 마치 선박의 나무 갑판을 연상시키는 삼각형의 비계(飛階) 구조물 두 개로 이루어진 정원의 형상이다. 그 위로는 런던 전역의 공원에서 채집한 23톤의 흙으로 채워진 240개의 화분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가로등 불빛과 물도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

(85)국제무대는 한국미술, 지금 이곳의 정보를 원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관람객은 누구인가? 미술애호가, 관련전문가, 학생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 하지만 한국미술을 감상하는 사람들 중 국제관람객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한국에 2년간 살아왔지만 한국의 현대미술을 조우하게 된 것은 3달 전이다. 그때부…

(84)이미지 소비 시대의 우울한 자화상

스마트폰 사진첩 이미지CCTV화면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 대세이며, 미덕인 시대이다. 대량 소비 시대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소박한 소유를 부르짖는 외마디 외침을 묵살하며 소유에 대한 병적 집착증에 시달리게 한다. 미술 현장에서도 이러…

(83)이경성 선생의 리플렛 한 장, 신사실파 이규상을 증언하다

돌이켜보면 한국 미술에 깊이 빠지게 된 결정적인 순간은 ‘신사실파(新寫實派)’를 알게 된 그날이었던 것 같다. 특히 이규상(1918-64)의 작품은 ‘순전한 추상화가’라는 느낌과 함께 고급스러운 화면은 나의 빛나는 우상이 되었다. 신사실파, 모던아트 등 그가 활동했던 …

(82)‘차학경’에 대한 10년의 기억과 틈새들

2009년 필자가 차학경의 영상 작업들을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그녀의 대표 설치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망명자>와 <통로 풍경>을 전시 할 때만 해도 극소수의 전공자들과 교수님 손에 이끌려 온 대학생들이 대부분의 관객이었다. 당시 <망명자>는 차학경이 이 작품을 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