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2021.7.24-10.24

마이아트뮤지엄




전시장 입구



전시장 입구


'내 관심사는 빛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의 모양, 그림자, 반사와 구성에 있다“ 


지난 50여년간 빛을 주제로 섬세한 붓터치를 선보인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해외 최대 규모 회고전이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 중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 기법의 미국 화가로, 주로 인공적인 소재와 자연적인 소재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녀는 두 요소가 만나는 지점의 빛을 탐구하여 섬세한 대비를 그려내고 빛과 물, 바람이 어우러진 시각적 아름다움은 마치 사진으로 착각할 만큼 실재감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건물의 외부와 실내의 경계, 그리고 실내를 옮겨와 빛이 머무는 자리를 그려냈다. 


전시의 구성은 크게 4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섹션 ‘빛과 그림자’에서는 건물 밖에 비친 그림자를 탐구하던 작가의 1970년대 후반 초기작을 탐구한다. 이 시기 그녀의 작품은 건물에 묘사된 빛의 흐름을 쫓는다. 작가의 시선이 건물 밖에서 본격적으로 주택으로 옮겨지는 두 번째 섹션 ‘집으로의 초대’는 현관과 창문과 같은 안과 밖의 경계에 쏟아지는 빛이 주요 탐구 대상이다. 대표작 여름 바람 시리즈를 선보이는 세 번째 섹션은 친구의 집에서 본 창가의 풍경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되었다. 그 이후 작가의 시그니처인 커튼이 있는 물가 풍경을 그리게 된다. 마지막 섹션은 이탈리아에서 머물었을 시기 그린 그림들로 구성된다. 파스텔 특유의 거친 질감과 따뜻한 색채로 이탈리아의 고전적인 풍경의 정취를 잘 드러낸다.




정적인 순간 In the Quiet Moment, 2021, Oil on canvas, 182.9x127cm, Private Collection, 2021



설렘 Expectation, Oil on canvas, 121.9x152.4cm, Collection of the Artist, Location: Artist's cottage, Cayuga Lake, NY, 2021



차오르는 빛 Lifting Light, Oil on canvas, 254x137cm, My Art Museum Collection, Location: Cayuga Lake, NY, 2021


마이아트뮤지엄 커미션으로 제작한 세 점의 대형 신작 <정적인 순간>, <설렘>, <차오르는 빛>을 포함하여 대형유화 및 파스텔화 등 80여점이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작품 앞에 서있으면 마치 실제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한 광경으로 착각할 정도로 실재감이 넘친다. 단순히 사진처럼 뛰어난 실재감을 지닌 것만이 아니다. 금방이라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은 반짝이는 푸른 물가와 산들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이 우리들의 감각과 평화로웠던 기억을 자극시킨다. 발만 뻗으면 작품 너머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기에 더욱 오래도록 바라보게 만드는 점이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작품만이 가지는 특유의 매력이라 느낀다. 또 관람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작품 너머의 세계는 자신의 공간을 확장한 채, 우리가 제일 깊숙한 기억의 저장 공간에 담아둔 어떤 것들을 오랜만에 끄집어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새로운 감회를 느끼며 그 때 그 감정을 다시 곱씹어보기도 한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 구축한 푸른 세계에 편안히 시선을 맡기고 평화로운 휴식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안채원 chaewon6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