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입구 전경
킵인터치는 10월 30일부터 11월 12일까지 박지하의 개인전 <감은 눈(Closed eyes)>를 개최했다.

전시 전경
‘감은 눈‘은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차라리 눈을 감아야 한다는 뜻을 암시한다. 작가의 작품에 나타나는 풍경은 눈을 감을 때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다. 실제 어떠한 풍경을 재현하는 방식이 아닌 빗물질 세계의 이미지에 대한 풍경을 그려냈다.

Untitled Landscape09, 2021
감은 눈 시리즈는 연필 가루와 파스텔을 이용한 드로잉으로, 얇게 여러 번 실행한 결과물이다. 작가는 “연필이라는 재료의 섬세함은 나의 모든 감각과 느낌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고, 마음의 상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겸손한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힘을 빼고 선을 긋는 작가의 행위는 작가 자신을 비워가는 수행적인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Untitled Landscape11, 2021

Passage to Unconscious_ series, 2021
이러한 측면은 1920년 앙드레 브르통이 필립 수뽀와 함께 <자장>이란 작품에서 시도한 자동기술법을 충족한다. 이성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작가가 자신을 외부세계와 완전히 분리시킨 상태에서 생겨나는 모든 형태의 사고를 가능한 빨리 기술하는 방법으로 작가가 자신을 비워가며 작업을 하는 과정이 이에 부응한다는 것이다. 연필의 선 긋기의 행위를 비롯해 스며듬, 퍼짐 등의 방식은 이러한 기술의 일부이다.

Manipulable dreaming machine(feat. 뒤샹의 조각, 2021)
뒤샹에게 영감을 받은 입체 오브제 작업 <Manipulable dreaming machine(feat. 뒤샹의 조각)>은 금속으로 구성된 부조로 작가가 직접 만든 둥근 틀 사이사이에 돋보기, 약병, 손잡이, 자 필름과 같은 레디메이드 오브제로 구성되어 있다. 손잡이를 돌리면 필름이 돌아갈 것 같은 모습, 돋보기와 그 아래 배치된 영상을 만드는 용액 약병들, 자 등은 오브제들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조작이 가능한 작가만의 또 하나의 수행적인 작업으로 완성된다.

Untitled Landscape06, 2021

(위)Untitled Landscape02, 2021 / (아래)Untitled Landscape10, 2021
기존의 풍경화라는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초현실적 공간과 감각적인 세계를 만들어낸 작가는 이를 통해 결국 자신을 비우고 본질적인 내면을 향해 가는 수행적인 과정의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김지수 acupofmojit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