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터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21 박물관·미술관 정책 세미나 – 박물관·미술관의 미래 전략> 행사가 2021년 12월 10일 오후 2시경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진행되었다. 세미나는 1부의 발표와 2부의 종합토론으로 구성되었고, 1부의 시작은 윤열수 한국박물관협회장의 개회사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신상철 고려대학교 문화유산융합학부 교수
1부 첫 번째 발표는 <융복합시대 새로운 뮤지엄의 방향성>이라는 제목으로 신상철 고려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신 교수는 코로나 시기에서 뮤지엄이 겪은 어려움과 위협을 언급하며, 앞으로 뮤지엄 운영과 관련되어 변화될 문화 환경적 요인을 논하였다. 정보 및 지식 교류 분야에서 ICT 활용도 증가, 문화 체험의 개인화, 언택트 가속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변화들이 오히려 뮤지엄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시킬 것이라 말하였다. 즉, 팬데믹 현상을 겪으면서 오히려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증대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점이 향후 뮤지엄 운영의 새로운 방향성을 도출하는데 있어 주요 시사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사회의 각 분야에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융복합’에 주목하여 유니버설 뮤지엄(Universal Museum)의 개념에 주목할 것을 제시하였다. 특히 루브르 미술관의 통사적 시각을 예를 들어 보편주의적 큐레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때 유니버설은 글로벌리즘과는 다르다고 강조하였는데, 유니버설, 즉 보편주의는 인류 사회를 다층적으로 관찰하고자 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상호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는 이 시점에 보편주의적 시각을 통해 뮤지엄을 운영하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임을 제시하며 발표를 마쳤다.

장인경 ICOM Korea 위원장, 철박물관 관장
이어서 장인경 ICOM 한국 위원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10일 당일 발간된 ICOM 지침서 한글판의 소개에 이어, 이와 관련하여 지방분권시대의 뮤지엄 전략에 대해 논하였다. 먼저 그동안 저평가되어왔던 박물관의 경제 역량 활용이다. 연구를 통해 정량적으로 밝혀지고 있는 경제 역량을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지역과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지역 혁신 생태계의 일부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도시 재생과 공동체 개발을 위한 박물관의 역할을 구축하는 것이다. 박물관이 지역 공동체 사이에 새로운 연결고리가 될 수 있고 지역을 브랜드화 하는 등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문화 인식과 창의사회를 촉진하는 기관으로서의 박물관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박물관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포용, 건강과 웰빙을 위한 박물관 공간이다. 박물관과 웰빙이 잘 연결되지 않게 느껴지지만, 문화와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계속 진행되면서 사회적 약자는 물론 지역민들의 일반적인 웰빙과 관련하여 박물관 정책을 세우는 추세이다. 마지막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박물관의 주도적 역할 강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자치단체와의 긴밀한 협력과 명문화가 필수적이다.

김영호 한국박물관회 회장, 중앙대학교 교수
김영호 중앙대학교 교수는 뮤지엄의 선한 사회적 영향력에 관해 발표를 진행하였다. 그는 뮤지엄이 갖는 힘, 영향력을 5개로 제시하였다. 인류사에 대한 통찰력 제공/지역커뮤니티 결속 강화/사회적 이슈 제시 및 전달/디지털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 기능 개선/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장소가 그것이다. 이러한 뮤지엄이 갖는 힘을 인식할 것을 강조하며, 21세기에 뮤지엄이 당면한 위기를 꼽아 제시하였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1991)의 폐지, <지역문화진흥법)(2014)에 근거한 지역문화기반시설 건립, 한국 뮤지엄의 대외 정책 개선의 문제, 국공립 뮤지엄 유료화 정책 추진의 문제가 그것이다.

2부는 하계훈 전 단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앞서 발표를 진행한 3인과 더불어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 박암종 한국사립박물관협회장,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이한순 홍익대학교 교수,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의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일부 내용이다.
Q. 박암종 한국사립박물관협회장
박물관과 미술관을 국립, 공립, 사립, 대학으로 나누어 봤을때 사립이 332개관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발표에서는 루브르 아부다비, 빌바오 구겐하임, 테이트 모던과 같은 미술관들이 언급되었는데, 이것이 사립박물관 입장에서는 의문이 든다. 신상철 교수님은 문화적 상이성을 인정하면서 융합적인 전시를 진행할 것을 얘기하셨는데, 국공립에 비해 규모가 작은 사립 박물관은 융복합 시대에서 어떠한 방향을 지향하는 것이 좋을지?
A. 신상철 고려대학교 교수
현시점에서 박물관, 미술관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전략은 유연성이라 생각된다. 문화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의 규모가 작을수록 대응을 더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사립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앞서 발표에서 루브르 랭스 사례를 얘기 할 때, 상설전과 기획전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것 역시 사립기관에서 고려해야할 운영방식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국내외에서 논의되고 있는 쟁점 중 하나가 수장고의 소장품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집하고 보존해왔으나 활용이 안되는 작품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따라서 사립 기관에서도 수장고를 활용할 수 있는 것에 주목하여 사람들의 문화적 충족을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겠다.
Q.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
이건희 컬렉션을 중심으로 한 미술관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상철 교수와, 장인경 관장의 발표가 시의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미술관 분야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을 함께 전시하고 조망하는 전시기법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신상철 교수가 발표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과 전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예사의 전문분야 세분화와 강화, 그리고 주제전문가와의 체계적 협력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뮤지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협력방식에 대한 교육이 정책적으로 오랫동안 지원되어 진행되었다. 이런 교육들이 전제가 되었을 때 말씀하신 것과 같은 전시가 의미있게 진행될 수 있다.
이어서 장인경 관장의 발표에 대한 코멘트와 질문이다. 말씀하신 것처럼 박물관, 미술관이 지역사회 안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립 미술관이 직면하는 여러 어려운 상황이 있다. 예산, 인력 등 시도조차 어려울 정도로 하루하루 최소한의 프로그램만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립, 도립 미술관들은 현재 지자체의 사업소라는 위상을 갖고 있는데, 이를 기관으로 격상하려 해도 법제상 불가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박물관협회나 문체부와 같은 기관에서 박물관, 미술관의 미래적인 전략적인 사업을 하는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혹시 장인경 관장님께서 소개한 ICOM 지침서와 같은 것이 좀더 직접적으로 지자체의 행정 관료들을 계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아이디어가 있는지 묻고싶다.
A. 장인경 철 박물관장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전문가 집단의 연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본다. 말씀해주신 행정부의 무모한 조직방식과 같은 문제도 전문가 집단의 연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학예사 자격증 소지자가 8천명을 넘는다고 하는데,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연대해야 한다. 그런 연대가 있을 때 박물관에 대한 담론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분란밖에 없다. 박물관 고유의 역할이라고 하면 자료를 보존하고 유물을 전시하는, 과거지향적인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부각하고 계속 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이 속한 지역의 과거는 물론 현재에 대한 이해와 시각도 보여줘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재정지원이 필요한 것이지만, 박물관 학예사들이 서로 다른 전공과 배경을 바탕으로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벽을 부숨으로써 협업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