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아카이브, 양평 ‘가회60’ 개관 첫 전시로 재조명
2001년 작고한 화가 김종휘(1928-2001)의 25주기를 기념하는 첫 아카이브 전시《김종휘: 여기로 그 -곳이 오시네》가 경기 양평 가회60에서 지난 5월 17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서울 성북동 60화랑과 가회동60으로 활동해 온 갤러리가 양평에 새롭게 문을 열며 선보이는 개관 기념 전시다.


'김종휘 아카이브'의 첫발을 내딛는 이번 전시는 경주에서 태어났지만 유년 시절 함경도에서 성장기를 보낸 후 6·25 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실향민의 정체성을 간직했던 김종휘 작가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50년대와 60년대의 서정적 풍경화에서 시작해 70년대 '산수문전' 시리즈, 80년대와 90년대의 추상화로 이어진 그의 작품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서양 재료로 동양의 정신을 담은 김종휘의 산수유화는 거트루드 스타인의 ‘there’s no there there’를 뒤집은 ‘here comes there there’라는 역설적 주제로, 가 볼 수 없는 고향을 화폭에 끊임없이 불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1960‑90년 한국 현대미술사의 숨은 고리초창기 서정적 풍경을 기본으로 시작된 김종휘의 고향 풍경은 1957년 김영환, 이철, 장성순, 김청관, 문우식, 김창렬, 하인두와 시작한 ‘현대미술가협회’ 활동으로 실험적 기반을 마련한다. 조선일보 《현대작가초대미술전》 이후 1962년 제1회 신상회 활동으로 추상회화에 몰입했던 김종휘는 자신의 기반이 구상에 있다고 판단, 1970년부터 제5회 구상전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2층 전시실
이후 화단의 시류를 따르지 않고 제3의 길을 걸으며 홀로 실험적 작업을 시도한 그는, 77년 향리 시리즈를 시작, 1978~79 대표작 향리鄕里, 유연悠然, 정회情懷 등을 통해 ‘산수문전’의 이상향을 밝히고 있다. 80년대에 들어서는 동양 산수 특유의 구도와 동세를 차용하고, 90년대 접어들며 바람의 동세를 그려 북방 설화적 산수까지 독특한 스타일로 자신만의 유화산수를 이루어 내었다. 김종휘의 궤적은 풍경화와 추상화를 넘어 서양과 동양의 만남을 실험하며 산업화 시대를 가로지르는 정신세계의 중요한 연결점을 제시한다.
전시장에는 1978~1979년의 대표작인 〈향리〉, 〈유연〉, 〈정회〉를 포함한 30여 점의 평면 회화와 스케치, 수채화, 아카이브 자료가 함께 전시된다. 갤러리 가회60의 공동대표이자 김종휘 작가의 차녀인 김정민 씨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자 했던 양평에 갤러리를 열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전시가 그의 예술적 여정을 함께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고향, 향수를 그리다>에 김종휘 5점 전시와 가족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