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 김정자 : 산사의 주련-공
2025.10.22 - 10.27 갤러리 필랩
2025.11.5 – 11.11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2025.11.5(수) 오후 17:00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1관

오프닝 행사 현장
지우 김정자는 《산사의 주련-공》 전시를 2025년 11월 5일(수)부터 11월 11일(화)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 1관에서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산사의 주련(기둥에 걸린 글)을 통해 '공(空)'의 개념을 서예적으로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11월 5일 진행된 오프닝 행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연흥사 혜장 주지스님과 국제서법연합회 호남지회 박신근 회장을 비롯한 상당한 수의 귀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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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지우 김정자가 불교 사찰의 주련(柱聯)을 현대 서예로 재해석한 개인전 ≪산사의 주련–空≫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 불교 사찰에 걸린 주련(柱聯)을 소재로, 산사가 품은 정서와 불교 철학, 그리고 작가의 삶을 서예라는 형식 안에서 풀어내는 전시인다. 산사라는 공간이 지닌 정서와 ‘공(空)’ 사유를 한 화면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지우 김정자에게 산사는 오랜 시간 “늘 행운을 가져다 주던 길”이었다. 부모와 함께 걷던 여행길이었고, 삶의 고비마다 찾게 되는 위안의 장소였다. 신실한 불자는 아니지만, 작가는 산사에서 아미타불과 지장보살, 관세음보살의 원력을 느끼며 “길을 내어 주는 보이지 않는 길잡이”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이 같은 기억과 체험은 곧 사찰 전각 기둥에 걸린 주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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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지우 김정자는 대웅전을 비롯한 각 전각에 걸려 있는 실제 주련의 문구들을 선별해, 그 전각의 성격과 의미에 맞게 서예 작품으로 재구성했다. 단순한 탁본이나 모사가 아니라, 印篆字形(인전자형)을 응용한 조형 실험을 통해 한자 서체의 구조를 변주하고, 필획의 농담과 여백의 긴장을 통해 산사가 지닌 고요한 기운을 화면에 옮기고자 했다. 작가는 “절제와 자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순간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며, 2년여에 걸친 작업이 “내 가족이 바로 서야 한다는 기본을 세우며, ‘나는 누구이고 왜 글을 쓰는가’를 되묻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제목에 담긴 ‘공(空)’이다. 지우 김정자는 “컵을 비워야 새 물을 채울 수 있듯이, 空(공)을 획에 표현해 보고자 했다”며, 한 점 한 점의 작품을 ‘비움의 실행’으로 설명한다. 관세음보살이 꿈에 나타나 “글을 쓰시오”라고 전했다는 일화와 함께, 60갑자를 채운 나이에 만난 이번 전시를 “하늘이 주는 큰 복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산사의 주련 〈空〉을 부끄럽지만 조심스럽게 내어놓는다”며, 불법과 불연 속에서 한 걸음 더 부처님 전에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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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주련–空〉에 출품된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산사의 자연과 불교적 사유가 결합된 서예미를 드러낸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구성, 과도한 장식을 피한 필획, 넉넉하게 비워 둔 여백은 산사의 대숲과 숲길, 전각 마당에 스미는 공기를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화면 곳곳에는 작가 특유의 대담한 운필과 변주가 살아 있어, 정갈함과 야성적 긴장이 공존하는 인상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서예를 단지 필체의 미적 완성도로만 바라보지 않고, 기억·공간·신앙·철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재해석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산사라는 구체적인 장소성과, 그곳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체득한 감각, 오랜 시간 한지를 마주한 서예가의 몸이 겪어온 훈련과 사유가 한 화면 위에서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우 김정자 작가
지우 김정자는 “있는 그대로를 서예 작품으로 오롯이 담아내는 나의 시대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산사 길 위에서 느낀 위안과 사유, 그리고 가족과 삶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관람객과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산사 기둥에 걸린 한 줄의 주련이, 이번 전시에서는 ‘공(空)의 글씨’가 되어 오늘을 사는 이들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민 companion@dalj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