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작가상 2025》, 보이지 않는 경계를 탐험하다
한국현대미술의 경향과 동시대적 담론을 제시
《올해의 작가상 2025》가 2025년 8월 29일 시작되어 2026년 2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중이다.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협력하여 운영해 온 대표적인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매년 4인 혹은 4팀의 작가를 선정하여 작품 제작과 전시를 지원해왔다. 2025년 《올해의 작가상》에는 작가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이 선정됐다.
작가 김영은은 소리와 청취를 정치적이며 역사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전시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소리와 청취가 특정 역사적 환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기술적으로 진화하는지를 분석하며, 청취가 지식 생산 및 탈식민화 과정에서 어떤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특히, 전시에서는 '이주'와 '번역'의 상황에서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소리를 기억하고 느끼는 방식에 주목했다. 오래전 기록된, 소음으로 파편화되는 '아리랑'과 코로나19시대의 기침소리가 생각과 여운을 길게 남긴다.

김영은, Go Back To Your, 2025 ⓒ안효례

김영은,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I, 2022 ⓒ안효례
작가 임영주는 한국 사회에서 미신과 신념, 종교적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고 수용되는지를 관찰한다. 이러한 '불확실한 믿음'을 과학기술의 발전과 비교하고, 현실을 넘어 죽음과 외계까지 혼성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과학과 미신, 합리성과 비합리성, 신앙과 기술 사이의 경계에 관심을 두는 작가는, 한국의 가묘(假墓) 풍습에서 착안한 <고 故 The Late> 시리즈를 통해 '땅'속에서 다른 차원: 하늘, 죽음, 미래, 외계까지 경험하게 한다.


임영주 '고 故 The Late' 전시전경 ⓒ안효례
작가 김지평은 ‘동양화’의 정의와 기법 속에 담긴 전통적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공인된 전통이 이미 현대성의 일환이 되었다고 간주하고 기존 전통이 배제해온 미술과 신화적 상상력의 재발견을 시도한다. 그가 탐구해 온 책가도, 산수화, 괴석도, 장황에서 파생된 작업들이 공간을 구성하며, 동시대성을 획득한 '없는' 전통이 되살아난다.

김지평, 문자도: 공, 허, 허, 무, 2023 ⓒ안효례

김지평, '다성 코러스', 2017~2025 / 팔각정-낙서, 2025 外 전시전경 ⓒ안효례
언메이크랩은 최빛나와 송수연 2인의 작가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한국의 발전주의 역사와 인공지능 요소(데이터셋, 컴퓨터 비전, 생성 신경망 기술)를 융합하여 현재 사회의 생태적 상황을 사변적으로 재구성하는 일에 집중한다. 그들은 특히 데이터셋-팅이라 부르는 사변적 데이터셋 구축을 중요시하는데, 단순 정보의 집합이 아닌 어떻게 데이터가 구성되는지 되묻고 균열을 만들어 일종의 문화적 도구로 활용한다. 4대강의 어딘가 깨진 돌맹이들이 시시포스 신화 속 돌로 은유되고, 구로공단과 구로디지털단지 노동자와 개발자의 말이 만나 재구성된다. 자연 관찰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투영하는 '껍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언메이크랩, 시시포스 데이터셋 外 전시전경, 2020 ⓒ안효례

언메이크랩, 알고리드믹 워커스, 2018 ⓒ안효례

언메이크랩, 초상 사진 2, 2024 ⓒ안효례
이들은 다양한 매체와 주제를 통해 감각되지 않는 것, 즉 감춰지고 누락되며 소외된 세계의 층위를 탐구한다. ‘경계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찾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자’라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들의 세계는 서로에게서 만들어지는 경계선을 넘나들며 더욱 풍성해진다.
현대미술의 복합적이고 비가시적인 경계를 드러내는 이번 전시는,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관객은 자신만의 경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아카이브 공간 전경 ⓒ안효례
전시정보:
올해의 작가상 2025
2025.8.29 - 2026.2.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