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 기리, 《Infinite Landscapes》
2025.12.12. - 2026.03.15.
뮤지엄한미 삼청

뮤지엄한미 건물 전경
뮤지엄한미(관장 송영숙)는 2025년 12월 12일부터 2026년 3월 15일까지 삼청본관에서 이탈리아 컬러사진의 선구자 루이지 기리(1943-1992)의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국내 첫 회고전 《Infinite Landscape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주한이탈리아대사관과 협력하여 마련되었으며, 도쿄도사진미술관이 기획한 전시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루이지 기리의 작업 세계 전반을 소개한다.

전시장 전경 1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 출신의 사진가인 루이지 기리는 1970년대 개념미술 작가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는 사진을 단순한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프레임 안의 시각적 요소들을 통해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사유의 도구’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이러한 작업 태도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프로젯토 대학 강의에서 사진을 배우는데 ‘보는 방식’을 강조하며, 관성적 시선을 경계하고 일상의 장면을 새롭게 바라보는 감각을 제안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그의 사유와 탐구를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작품으로 선보이며, 총 다섯 개의 섹션을 통해 이탈리아 풍경부터 자택 내부와 미술관 등 일상적 공간에서 포작한 장면들을 구성하여 공개한다.

〈Modena, Kodachrome series〉, 19974, C-print
첫 번째 섹션 ‘사물과 이미지 1’에서는 〈Photographs fom my Early Years〉와 〈Kodachrome〉연작을 소개한다. 이 두 시리즈는 일상 속 사물에 부여된 익숙한 의미와 위계를 비틀며,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Amsterdam, f/11, 1/125, Natural Light series〉, 1973, C-print
두 번째 섹션 ‘사물과 이미지 2’에서는 〈f/11, 1/125, Natural Light〉와 〈Still Life〉 연작을 통해 ‘관찰’ 행위의 구조와 이미지 안 요소들의 관계를 탐구한다. 〈Amsterdam, f/11, 1/125, Natural Light series〉(1973)은 미술관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뒷모습을 찍은 장면이지만, 작가는 그 결과물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시선을 주목하였다. 이러한 시선의 연쇄 속에서 각 요소는 ‘보는 자’이자 동시에 ‘보여지는 자’로 존재함을 드러낸다.

전시장 전경

〈Grostè Refuge, Italian Landscape series〉 , 1983, C-print, 21.5×35cm
지하에 위치한 세 번째 및 네 번째 섹션 ‘이탈리아 풍경’은 〈Italian Landscape〉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탈리아 남북부를 오가며 포착한 장소의 익숙함과 낯섦 사이의 경계를 다루며, 특히 동료이자 파트너였던 파올라 보르곤조니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함께 배치해 작가의 예술적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살핀다.

〈Bologna, Studio of Giorgio Morandi series〉, 1989-1990, C-print, 19.5×24.2cm
다섯 번째 섹션 ‘스튜디오 풍경’은 기리의 자택 내부를 담은 〈Identikit〉 연작과 건축가 알도 로시와 화가 조르조 모란디의 스튜디오를 담은 작업을 소개한다. 기리는 집 안의 책과 음반 같은 일상 사물을 통해 부재하는 인물을 암시하는 초상을 구성했으며, 실내와 외부의 경계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통해 평생 탐구해온 ‘보는 행위’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뮤지엄한미 김선영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약 20년에 걸친 기리의 사진적 사유의 여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자리”라며, “이를 통해 관람객이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삼청 별관에는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죽은 새를 얼음으로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를 사진으로 기록한 작업을 통해 시간을 응시한 작가의 사유와 체험을 담아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억과 감정을 섬세하게 다스리며 내면을 마주하는 시간으로 보는 행위를 사진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2026년 1월 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