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고갯마루에서 마주한 거대 기암괴석… 《아! 울산바위》 展


연희삼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주택가 안쪽 골목으로 접어들자, 지도 속 평지와 달리 가파른 경사가 눈앞에 펼쳐졌다. 안산자락길의 산책로와거리가 있었으나, 만만치않은 고갯길이다. 지도 어플의 설정을 ‘자전거’ 모드로 바꾸어 확인하니 고도 22m에서 55m까지, 단숨에 33m를 치고 올라가야 하는 여정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빠른 걸음으로 경로를 따라가자, 주택가 사이에서 ‘온에어갤러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온에어갤러리

도심 속 언덕 위에서 피어난 자연의 경이
추운 날씨에도 촉촉하게 솟아난 땀을 닦아내며 갤러리 문을 열었더니, 밖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너른 전시 공간이 드러났다. 작품 속에선 설악의 기운이 압도했다. 현재 강원도 고성과 속초를 상징하는 거대한 화강암체, ‘울산바위’를 주제로 한 특별전 《아! 울산바위》가 1월 13일까지 열린다.

좌측 김민호, 〈울산바위_속도의 풍경4〉, 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
우측 김민호, 〈울산바위_길 위에서〉, 캔버스에 목탄

김민호, 〈울산바위_속도의 풍경2〉, 2025, 한지에 피그먼트프린트·전동장치, 각 140x60cm 8개

이번 전시는 이름 때문에 종종 경남 울산에 있는 산으로 오해받곤 하는 울산바위의 '진짜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시의 진행을 맡은 추니박 작가는 '지역 밖에서는 인지도가 낮을 수 있지만, 울산바위가 가진 자연 경관의 위대함은 실로 압도적'이라며, '이 거대한 자연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조명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경민, 〈내안의 풍경25-107〉, 2025, 광목천에 목탄·먹·채색, 162×130cm
박경민, 〈내 안의 풍경25-302〉, 2025, 광목천에 목탄·먹·채색, 162×390cm



좌측 김문생, 꼬기오꼬Cock-a-doodle-doo, 2025, 캔버스에 유채, 73×91cm
김문생, 어화둥둥 Eohwa Doongdoong, 2025, 캔버스에 유채, 91×73cm
김문생, 비나이다비나이다 I pray I pray 2025, 캔버스에 유채, 91×73cm
김문생, 굿밤 Good Night. 2025, 캔버스에 유채, 91×73cm

우측 벽 김문생, 〈여기가 거기다〉, 2025, AR필름 위 잉크, 150×360cm


8인 8색, 예술로 다시 태어난 바위의 얼굴
1층에서 5층까지 키치한 전시장 내부를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김문생, 김민호, 나형민, 문기전, 박경민, 윤기원, 지오최, 추니박 작가 8인의 개성있는 작업이 온에어 갤러리를 가득 채웠다.


우측 지오최, 〈내 마음의 정원-울산바위〉, 2025, 캔버스에 아크릴, 130×193cm


좌측부터
나형민, 〈추경산수도〉, 2023, 한지에 수묵채색, 190×135cm
나형민, 〈사계설악산수도〉, 2025, 한지에 수묵채색, 120×170cm
나형민, 〈망설악산수도〉, 2025, 한지, 피그먼트, 렌티큘러, 비디오 설치


거친 화강암의 질감이 느껴지는 사실적인 묘사부터, 팝아트적인 감각으로 재구성된 자연과, 겹겹의 레이어으로 평면에서 깊이를 만들어낸 작품까지 울산바위와 자연을 향한 다채로운 작업이 펼쳐진다. 울산바위를 묘사하는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고성과 속초를 잇는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과 그 안에 깃든 저력을 8인 8색으로 엿볼 수 있는 전시였다.



왼쪽부터
문기전, 〈빛의 잔상 132〉, 2024, 캔버스 위에 오일파스텔, 91×117cm
문기전, 〈퀀텀 궤적 시리즈〉, 2025, 인화지 위에 연필, 15×15cm
문기전, 〈세포의 기억들 4〉2025, 인화지 위에 오일파스텔, 각 30×30cm
문기전, 〈인체산수 Q-L-A 42〉, 2025, 인화지 위에 연필, 100×30cm



좌측 지오최, 〈자연을 품은 붓다〉, 2025, 캔버스에 아크릴, 162×130cm
우측 지오최, 〈별이 되고픈 모닥불〉, 2025, 캔버스에 아크릴, 91×72.5cm


숨 가쁜 오르막길을 올라온 관람객에겐 특히나 장소와 전시 작품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즐거운 경험일 것이다. 전시를 주최한 온에어갤러리의 김희수 대표는 방문객들이 1층 부터 5층까지 계단을 올라 전시를 관람한 후 갤러리 밖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마지막 순간을 다들 백미로 꼽았다고 말했다.


좌측_윤기원, 〈아! 울산바위〉, 2025, 캔버스에 아크릴, 100×100cm
기둥_윤기원, 〈울산바위얼굴>, 2025, 캔버스에 아크릴, 33.3×53cm


좌측 추니박 , 〈신선대에서 울산바위와 마주하다〉, 2025, 한지에 먹·아크릴, 125×340cm
우측 추니박, 〈빨간 단풍에 물드는 울산바위〉, 2020, 한지에 먹·아크릴릭, 130×380cm


연희동의 높은 고도에서 감상하는 울산바위의 절경은 겨울이 가기 전 꼭 한 번 경험해 볼 만한 예술적 여정이다. 1월 16일부터 2월 1일까지 속초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추니박, 〈돌에 담은 울산바위〉, 2025 돌 위에 먹

개인적으로 너른 전시장에서 추니박 작가의 이 작품을 특히 놓치지 않길 바란다.




◇ 달진닷컴 상세전시
아! 울산바위
2025-11-29 ~ 2025-01-13
온에어갤러리
https://www.daljin.com/display/D105764

작성 김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