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렬 : 그어디쯤》
2026.01.20(화) – 2026.02.28(토)
CR Collective


전시장 입구

씨알 콜렉티브는 윤상렬의 개인전 《그어디쯤》을 2026년 1월 20일부터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씨알콜렉티브는 마포구에 위치한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실험을 소개하는 비영리 대안적 전시 공간으로, 상업적·제도적 성격보다는 작가 개인의 작업 세계를 밀도있게 조명하는 전시를 기획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윤상렬의 최근 작업을 중심으로 그의 시선과 시각언어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전경

윤상렬은 경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국내외 갤러리와 비평 공간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으며, 특히 반복적이고 정교한 선 긋기로 주목 받아왔다. 선과 면, 빛과 어둠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내어 작업 세계를 구축한다. 


깊고넓고좁고높고, 2026, 긁혀진 도강판 위 아크릴, 다중액자, 무반사유리, 432개
레드오크 각재(각 1.8 x 1.8 cm), 374.2 x 374.2 x 221.4 cm 

전시장에서 가장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중앙에 위치한 〈깊고넓고좁고높고〉이다. 이 작업은 가느다란 목재 각재로 이루어진 거대한 격자 구조물이다. 마치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을 법한 정글짐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바닥 위 펼쳐져 있는 정사각의 구조물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있고 그 중심부는 가장 높게 그리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낮게 구조물들이 위로 솟아 오른다. 촘촘하게 반복되는 같은 크기의 사각형 틀은 테두리만 있어 공간을 오히려 비워두며 그 사이로 시선이 통과한다. 작품의 내부는 비워져 있으면서도 격자가 주는 간격과 공간의 점유가 밀도 있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어디쯤 그리고 ..., 2026, 목재, 철판, 나무액자10개, 작품2점, 154 x 278 x 91.7 
조금밝게 2024 WAS-7, 2024, 종이 위 샤프펜, 아크릴 위 디지털프린트, 흰색액자, 34.5 x 34.5 x 5.5 
조금밝게 2024 WBD-1, 2024, 종이 위 샤프펜, 아크릴 위 디지털프린트, 흰색액자, 121.5 x 121.5 x 5.5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조형물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절단된 건축 구조물처럼 보인다. 수직으로 세워진 길고 큰 두 개의 판 사이에 세로로 배열된 목재가 있다. 아래쪽은 비어 있는 공간에 대각선으로 검은 철판의 경사면이 교차하듯 들어서 있다. 이 설치작은 세 가지 작품이 결합된 형태이다. 흰 액자에 담긴 드로잉과 디지털 프린트 작업은 구조물의 목재와 대조되는 느낌을 준다. 이 작업은 회화와 구조, 이미지와 건축이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완성작에 가깝다. 


조금어둡게조금밝게 2025 DCA-3, 2025, 종이 위 샤프펜, 아크릴 위 디지털프린트, 나무액자, 121.5 x 121.5 x 5.5

벽에 걸린 이 작업은 얼핏 보면 거의 검은 화면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 전체에는 수직의 가는 선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선들로 인해 완전한 어두움이 아닌 미세한 밝은 층이 보인다. 종이 위 반복적으로 그어진 선과 디지털프린트의 층이 겹쳐지며 제목에서 말하듯 조금 어둡고 조금 밝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시장은 절제된 호흡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간격이 널널하게 유지되어,각 작품은 독립적으로 공간에 존재한다. 이번 윤상렬의 개인전은 구체적인 서사를 제시하고 묘사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감각의 층위를 따라가게 한다. 

박지나 wlskjicqc40@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