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를 홀린 ‘한국관의 자화상’, 서울에서 다시 피어나다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역대 최다 17만 관객 기록한 제19회 베네치아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개막

『모노클』 등 외국 언론 “놓쳐선 안 될 전시” 극찬... 아르코미술관서 4월까지

단순 재현 넘어선 ‘재맥락화’... 포럼·토크 등 8회 연계 프로그램 풍성



지난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전 세계 건축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두꺼비’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상륙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는 2월 6일부터 4월 5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베네치아비엔날레 제19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귀국전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을 개최한다.







“한국관의 내면을 응시하다”... 세계가 주목한 ‘사유의 건축’

이번 전시는 베네치아 현지에서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총 관람객 174,230명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관 건축 전시 중 최다 인원을 동원했고, 비엔날레 전체 방문객 두 명 중 한 명(55.21%)이 한국관을 찾았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성과는 숫자뿐만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문화 잡지 『모노클(Monocle)』은 한국관을 ‘놓치면 안 될 5개 파빌리온’으로 꼽았으며, 『아키데일리』는 한국관이 스스로의 역사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실험적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관들이 흔히 취하는 외부 지향적 태도 대신, 건물 자체의 내면을 성찰한 ‘자기참조적’ 태도는 평단으로부터 “가장 동시대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베네치아의 감동을 서울의 언어로 ‘재번역’하다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귀국전은 베네치아 전시를 그대로 옮겨오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공간의 제약을 넘어 전시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재맥락화’ 과정을 거쳤다.


제1전시실 (비평적 아카이브): 한국관의 건축사와 전시 자료들을 비평적으로 편집해 선보인다. 30년 역사의 켜를 한눈에 살피며 전시의 주제를 공론화하는 장이다.


제2전시실 (커미션 작업의 재해석): 김현종, 박희찬, 양예나, 이다미 등 네 팀의 건축가가 베네치아에서 선보였던 장소특정적 설치물들을 매체와 공간의 관점에서 재구성했다. 베네치아의 옥상과 나무, 땅을 상징했던 작업들이 서울의 전시실 안에서 어떤 새로운 물리적 경험을 선사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리빙 아카이브’: 관객과 함께 짓는 건축의 시간

전시 기간 중에는 총 8회에 걸친 풍성한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최연소 예술감독 군단인 CAC(정다영, 김희정, 정성규)의 ‘큐레이터 토크’를 시작으로, 참여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 그리고 ‘한국관 건축 강연’ 등이 이어진다.


특히 3월 하순에 열리는 특별 포럼은 주목할 만하다. 이지회(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최빛나(2026 베네치아미술전 예술감독) 등 전문가들이 모여 비엔날레의 지속가능성과 전시 제작의 이면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건축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어, 건축을 딱딱한 공학이 아닌 삶의 ‘집’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촬영 김영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

이번 전시는 환경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다. 이케아 코리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원순환 자재를 전시 구성에 활용하며 건축의 지속가능성을 실천적으로 보여준다.


베네치아의 파도 소리를 뒤로하고 서울의 봄을 맞이한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헌 집’인 한국관의 역사를 통해 우리 시대 건축의 ‘새 집’ 같은 비전을 제안하는 이번 전시는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2026.3.19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의 연계 프로그램 〈Living Archives〉

왼쪽 네번째: 전진영(명지대학교 건축대학 명예교수), 촬영 김달진



작성: 김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