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김상유 탄생 100주년 기념전 ‘쉽게 닳지 않는 사람’ 개최



- 4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 회고전… 작품 150여 점 공개
- RM이 주목한 ‘대산루’부터 미공개 유화까지, 자극의 시대 속 ‘무해함’의 미학 제시

서울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숨은 거장 김상유(1926~2002)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고전 《쉽게 닳지 않는 사람》을 오는 4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개최한다. 800평 규모의 제1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판화와 유화 등 150여 점의 작품을 연대기별로 구성해 작가의 반세기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다.







이번 전시는 끝없는 정보와 자극이 범람하는 동시대에 ‘자기 중심을 지키는 힘’에 주목한다. 전시명 ‘쉽게 닳지 않는 사람’은 외부의 소음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명상과 침잠의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의 태도를 상징한다. 김상유는 동판화와 목판화, 유화를 넘나들며 고요와 멈춤을 시각화해왔으며, 그의 회화는 관람객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 내면을 돌아보는 ‘디지털 디톡스’적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잊힌 작가를 지켜온 컬렉터의 집념이 빚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서울미술관 설립자 안병광 회장은 2002년 작가의 마지막 개인전에서 유화 대부분을 수집하는 등 100여 점에 달하는 김상유 컬렉션을 구축해 이번 전시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한, 2022년 BTS의 RM(김남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장 사실을 알리며 화제가 됐던 〈대산루〉 시리즈 2점도 이번 전시에 출품되어 작가의 절제된 미감을 선보인다.




전시는 총 6장으로 구성되어 동판화, 목판화, 유화를 초기부터 후기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작품뿐 아니라 작가의 예술 도구, 유품, 생전 신문 기사 등이 함께 전시되며, 동판화와 목판화의 제작 공정을 소개하는 교육적 코너도 마련된다. 또한 김용원 운심석면문화재단 회장 등 작가의 생전 후견인들과 유족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작품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시대적 맥락을 생생히 전달한다.

서울미술관 측은 “최근 미술 시장의 스타 작가 편중 현상 속에서 김상유라는 탁월한 작가가 소외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시장 가치를 넘어 한 예술가가 평생을 바쳐 이룩한 ‘무해한 힘’과 예술적 성취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붓과 칼로 묵묵히 새겨 내려간 김상유의 예술은 2026년 봄,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단단한 고요’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