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공간의 변신은 최근 도시 계획의 핵심 화두인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80여 년 전 도민의 애정으로 지어진 건물이 다시 도민의 일상 속 문화 공간으로 환원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벽의 고풍스러운 절충 양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내부는 ‘읽기-보기-체험하기’라는 그림책 향유의 과정을 층별로 유기적으로 재구성하여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현재 "정승각 그림책 원화전 <그림책에 담긴 삶> " 전시가 3월31일부터 7월31일까지 열린다.


1층 ‘열린 서가’는 누구나 자유롭게 그림책을 읽으며 머무는 일상의 쉼터다. 이곳에선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도민 활동가 ‘그림책 정원지기’가 들려주는 ‘정원 이야기 보따리’가 운영되어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즐거움을 전한다. 2층 전시실은 옛 도지사실의 역사를 간직한 채, 기획 전시와 연계된 팝업북 제작 워크숍, 그림책 스탬프 체험 등 예술적 감각을 깨우는 상시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3층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작의 공간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헌 책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팝업북을 만들거나, AI 기술을 접목해 자신만의 디지털 그림책을 제작하며 창의적 경험을 쌓는다.


‘그림책정원 1937’은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선다. 그림책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통해 개인과 개인이, 그리고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삶이 이어지는 문화 실험실이다. 운영단 관계자는 “주입식 시설이 아닌, 시민들이 모여 관계를 형성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원식 선임, 김달진, 손명희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복합시설운영단 팀장. 이이슬
근대의 기억 위에 미래의 상상력이 꽃피는 이곳은 이제 충청북도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정기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심화 교육은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picturebookgarden1937.chungbuk.go.kr)와 문의처(043-299-936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89년 전 도민의 힘으로 세워진 건물이 이제는 그림책을 통해 모두의 일상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정원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