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 상반기 기획전시

맞고도 틀린...
Right Now, Wrong Then
2026.4.1.-5.17



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 상반기 기획전시《맞고도 틀린...Right Now, Wrong Then》은 동시대에 팽배한 이분법적 사고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세상을 옳고 그름, 선과 악처럼 두 개의 선택지로 나누어 이해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세계의 본질이라기보다 혼돈을 통제하려는 질서에 대한 의지와 명확히 식별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기인한 인식의 틀이다.
이번 전시는 식물이 상황과 관계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파르마콘적 속성에 주목하며 하나의 성질이 상반된 의미로 작동하는 양면성을 질문한다.


댕댕이덩굴, 2018, 종이에 수채, 46×55cm, 경상북도 및 문화재청 제작 지원

댕댕이덩굴은 전통적으로 약재로 사용되어 왔으며 덩굴줄기는 바구니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 소품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식물은 강력한 알칼로이드 성분을 품고 있어 섭취할 경우 구토와 복통,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양면성을 지녔다.


아마존 약용식물, 2021, 종이에 수채, 34×53cm, 디즈니 제작 지원


이번 전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식물의 이중적 존재성에서 발견한다.
식물은 동일한 성질이 상황과 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로 드러나는 파르마콘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결국 식물을 독과 약으로 나누는 행위는 세계를 두 개의 선택지로 정렬하고 의미를 고정하려는 인간의 인식 습관과 맞닿아 있다.


무형지물, 2026, 보안1942에서 수집된 곰팡이 포함 혼합재료, 가변 크기


무형지물 즉, ‘형태가 없는 형태’는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 곰팡이를 의미한다. 이들은 무엇과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돕기도 하고 해치기도하며 때로는 그저 존재한다. 흙, 식물, 동물, 사람, 도구, 건축물, 공기 등 보안1942의 곳곳에서 곰팡이를 수집하고 배양.



그저 식물일 뿐, 2026, 발아시킨 피마자 씨앗, 가변크기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식물을 마주하는 공간 또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미셸 푸코의 지적대로 공간은 존재를 배치하고 무엇이 중심이고 주변인지 규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단순한 장소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나 의학적 해석과 같은 권력의 그물망 속에서 특정한 위치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그 자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관계가 달라짐에 따라 의미는 끊임없이 전복되고 진동한다.


편집부| 최정윤

◇ 전시 상세정보
맞고도 틀린...Right Now, Wrong Then
2026.4.1 - 2026.5.17
보안1942(보안여관)
http://b194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