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과 전시장의 경계 허물며 안과 밖의 유기적 관계 조명




부산 사하구 다대포에 위치한 전시공간 '스페이스 다'에서 아티스트 박태홍, 이건희, 정희욱이 참여하는 3인전 《이토록 친밀한 바깥》이 9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목재 공장 건물 2층에 들어선 특유의 공간성을 활용해 안과 밖, 성과 속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과 삶의 관계를 다각도로 모색한다.




전시가 열리는 스페이스 다는 가공되지 않은 두터운 나무기둥과 발코니 너머 자란 칡덩굴이 어우러진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작가들은 압도적인 공간감에 맞서 각자의 매체를 활용해 공간의 흐름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배치했다.


박태홍


공간 조성을 담당하기도 한 박태홍 작가는 껍질을 벗긴 향나무를 허공에 세우고 외부의 칡덩굴을 전시장 안으로 유입시켰다. 향나무 가지 사이로 뻗은 칡덩굴을 통해 분할된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스러운 조화를 끌어냈다.


이건희


이건희 작가는 1층 공장과 2층 전시장을 이어주는 중정에 흰 종이 조각을 이어 붙인 긴 더미를 늘어뜨렸다. 공장과 전시장 사이에 발생하는 공기 흐름에 따라 흔들리는 종이 설치물은 일상 공간과 예술 공간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식물을 덮은 종이 설치물과 마모된 검은색·흰색 종이 작업을 나란히 배치해 대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정희욱


정희욱 작가는 관조적인 분위기의 돌조각 작품들을 선보였다. 세월의 풍화를 견딘 돌 위에 희희미하게 새겨진 사람의 무표정한 얼굴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특히 무표정은 정해진 하나의 감정에 갇히지 않고 세상의 모든 표정과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는 사람이 세상과 맺고 있는 본래적인 관계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품들은 다른 전시물 아래나 근처에 무심하게 놓여 관람객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김웅기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를 두고 작가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과 그 바깥의 세계를 깊이 인식하고 관찰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들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면서 느낀 감각을 작품으로 구현해, 관람객이 스스로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만나는 경험을 하도록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관한다.

이성복,박주현,김달진,김문규,박태홍,강이수,정희욱 / 부산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