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개인전

8.27 - 2027.2.9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공간과 기억, 이주의 경험을 섬세한 조각과 설치 예술로 풀어내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서도호 작가의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관람객 각자가 가진 삶의 궤적과 거주의 의미를 통찰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쫓아오는 집>




서도호(b.1962)는 개인과 공동체, 집과 이동, 기억과 정체성이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탐구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서울에서 성장한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여러 지역을 오가며 살아온 경험을 조각, 설치,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했다. 끊임없는 이동과 관계 속에서 개인의 서사를 넘어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 기억과 장소,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사유로 확장시켰다. 익숙한 공간과 사물을 낯선 장소로 옮기거나 다시 재현하는 과정에서 집은 고정된 거주지가 아니라 기억과 경험이 축적되고 이동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정의된다. 특정한 장소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존재를 성찰하게 하는 서도호의 예술은 한국현대미술이 세계와 소통하는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투명 천으로 재현한 기억의 공간


서도호 작가의 대표작은 작가가 실제로 거주했던 공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천 조각 작품이다. 서울의 한옥부터 뉴욕의 아파트, 런던의 타운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머물렀던 집과 그 안의 정교한 요소들이 실물 크기의 반투명 천 조각으로 재현하는 작업으로 재탄생했다. 관람객은 문고리, 스위치까지 정교하게 바느질된 반투명 공간 안을 직접 거닐며 독특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 내부에 설치된 반투명한 공간들은 관람객이 그 안을 직접 거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시각적으로 가볍고 유령처럼 떠 있는 듯한 집의 형태는 '공간이란 단순히 물질적인 벽이 아닌, 인간의 기억과 관계가 쌓여 완성되는 유기적 존재'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러빙/러빙: 서울 집> 2013-2022, 닥지에 흑연, 스테인리스 철사, LED 조명



이주와 경계, 그리고 나아감

이동 가능한 천 소재의 집은 '이주와 정체성', 그리고 '기억의 공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관람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잔상을 남긴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적인 천 조각 설치물 외에도 드로잉, 영상, 그리고 건축적 도면 기법을 활용한 신작들이 함께 공개된다. 작가는 장소의 이동에 따른 정체성의 변화를 다루며, 이동 가능하면서도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니는 '집'의 개념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원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껍데기만 남은 듯한 건축적 요소들은 역설적으로 관람객에게 스스로의 기억 속 집을 환기시킨다. 





-편집부 송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