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30일 서울 신사동서 전시… 유약 없이 흙과 불의 물성 담아낸 무유 도기 선보여
독일 출신 영국 도예가 가브리엘 코흐의 개인전 《Journeys In Clay》가 9월 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LVS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약을 바르지 않은 흙과 불의 질감을 담은 도자 조형 작품과 바다의 색채를 표현한 신작 시리즈가 공개됐다.


가브리엘 코흐(78)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스튜디오 도예가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공부한 뒤 런던 대학교 골드스미스에서 도예 학위를 받았다. 그의 작품은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V&A), 옥스퍼드 애슈몰린 박물관, 뉴욕 뮤지엄 오브 아츠 앤 디자인(MAD) 등 여러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코흐의 작업은 표면에 유약을 바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도자가 유약을 입혀 매끄러운 표면을 만드는 것과 달리, 그는 흙 자체의 입자와 소성(불에 구워내는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을 그대로 드러냈다. 작가는 스페인 여행 중 접한 대지의 색채와 불길이 남은 무유 도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품 제작에는 전통적인 코일링 기법이 사용됐다. 코일링은 흙을 얇은 띠처럼 길게 빚어 한 줄씩 쌓아 올리는 성형 방식이다. 작가는 거친 석기질 점토에 고운 자기토와 슬립(물에 개어 만든 흙물)을 함께 사용했다. 이어 표면을 매끄러운 도구로 문질러 광택을 내는 버니싱 기법을 거쳐 최대 1200도 고온에서 구워냈다. 이러한 과정은 도자기 표면에 거친 질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동시에 나타나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신작 〈Deep Ocean Bowls〉 시리즈는 기존의 지질학적 관심이 대지에서 바다로 확장된 작업이다. 작가는 바다에서 포착한 청색과 녹색을 작품에 반영해 퇴적층을 연상시키는 기존 표면과 시각적 대비를 형성했다.
미학적으로 코흐는 무언가를 담는 그릇인 '용기(Container)'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했다. 그에게 용기는 단순히 물건을 담는 도구가 아니다. 정지된 상태와 움직임, 거친 면과 부드러운 면처럼 서로 반대되는 요소들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지 보여주는 조형적 실험이다. 작가는 그릇이라는 형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맺어온 오랜 관계를 사유하게 했다.
전시를 주최한 갤러리LVS는 재료 본연의 성질을 탐구하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업을 소개해 왔다. 관람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했다.
가브리엘 코흐, 김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