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감독이자 영상작가로 활동해온 이지송 감독의 팔순을 축하하는 자리가 13일 저녁 서울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KOTE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오랜 시간 이 감독과 인연을 이어온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그의 여든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행사는 형식적인 기념식보다는 지인들이 자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KOTE 입구
특히 행사가 열린 곳은 인사동 일대의 높은 빌딩 사이에 자리한 오래된 건물의 옥상이어서 도심 속에서도 독특한 정취를 자아냈다. 세월의 흔적이 남은 건물과 주변의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늦여름 밤의 정취를 함께 나눴다.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플루트 연주가 옥상 공간을 잔잔하게 채웠고, 이어 공연자 모어지민의 전위적인 퍼포먼스가 펼쳐지며 생일잔치에 예술적 색채를 더했다.

이지송 감독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지송 감독은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1970년대부터 광고계에서 활동했다. 만보사, 연합광고, 세종문화, 제일기획 등을 거치며 한국 TV 광고의 성장기를 함께한 1세대 CF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으로 잘 알려진 해태제과 부라보콘 광고를 비롯해 다수의 상업광고를 연출했으며, 1980년대 한국방송광고대상에서도 수상한 바 있다.

광고 현장을 떠난 뒤에는 영상작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여행과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과 풍경, 우연한 순간들을 스마트폰과 소형 카메라로 기록하고 이를 다시 영상작품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2012년 단편 영상작품 <1/75’>를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였으며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등에도 참여했다.

이지송 KOTE 개인전 전시전경
전시 활동도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2023년 평택 웃다리문화촌에서 개인전 《압축의 시간》을 열어 오랜 기간 여행하며 기록한 영상과 자신의 기억을 재구성한 작업을 선보였다. 2024년에는 인사동 KOTE에서 열린 《낙서전 2024》에 미디어아티스트로 참여했다.

이지송 KOTE 개인전 전시전경
을지로에서도 그의 작업을 만날 수 있었다.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을지로 PS CENTER(구 을지예술센터)에서 열린 《바람 맞으셨군요》에는 이지송을 비롯해 강한영, 김종원, 문생, 채은석 등 광고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감독들이 참여했다. 광고라는 상업적 이미지의 영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들이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미술의 언어로 풀어낸 전시였다. 해당 전시는 이후 관악아트홀에서도 이어졌다.

이지송 감독 팔순기념 자리
광고와 영화, 미디어아트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기록해온 이지송 감독의 팔순 잔치는 그의 작업세계와도 닮은 자리였다. 오래된 공간과 새로운 도시 풍경, 오랜 인연을 이어온 사람들과 젊은 예술가들의 공연이 한데 어우러지며 한 예술가가 지나온 시간을 축하하는 밤을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