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이윤숙 화성 봉담서 개인전 《숨을 빌려 사는 것들》 열어
불탄 참죽나무와 부러진 반송을 접붙인 대형 설치작 《되 사르다》 7점 첫 공개.
작업실과 솔밭을 개방하는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생명 순환과 공존의 가치 공유.
《이윤숙: 숨을 빌려 사는 것들》 전시는 2026년 10월 17일부터 11월 15일까지 화성시 봉담읍 내건너창작마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조각가 이윤숙의 집과 작업 공간을 개방하는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기획했다. 관람객이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창작 현장을 직접 찾도록 마련했다. 작가의 작업실과 야외 마당에서 대형 설치 작품 등 7점을 함께 선보였다.


조각가 이윤숙은 지난 20년간 수원 화성행궁 인근에서 대안공간 눈을 운영했다. 그는 예술을 매개로 마을 공동체를 살리고 생태계를 가꾸는 일에 힘을 쏟았다. 현재는 경기도 화성에 작가 레지던시인 내건너창작마을을 꾸려 예술인들과 교류했다.
작가는 1980년대부터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잇는 조형 작업을 지속했다. 그는 초기부터 △갯벌 △대지 △물방울 파동과 같은 자연 현상을 깊이 탐구했다. 그의 창작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이념은 '자연, 인간 하나되기'로 요약했다. 작가는 쓸모를 다한 고목이나 뿌리, 소나무 옹이를 조형 재료로 활용했다. 그는 죽음과 재생이 맞물리는 생명의 흐름을 입체 조각으로 표현했다.

전시의 바탕에는 생명 사이의 긴밀한 호흡과 연대의식이 자리했다. 인간은 스스로 산소를 만들어 숨 쉬지 못해 다른 생명이 내쉰 숨을 빌렸다. 한 생명이 내뱉은 날숨의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잎으로 들어가 산소로 전환됐다. 모든 생명체는 서로 숨을 주고받는 순환을 통해 지구에서 함께 공존했다. 작가는 숨 쉬기를 생명끼리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기본 방식으로 해석했다.

전시의 대표작은 처음 전체를 공개한 대형 설치물 《되 사르다》 연작으로 꼽았다. 이 작품은 사람의 형상을 닮은 나무 조각 7점으로 구성했다. 작품의 바탕에는 창작마을 터에서 함께 살아가던 나무들의 사연을 담았다. 작가의 마당에서 터를 지키던 참죽나무는 불에 타 생을 다했다. 작가가 20년 동안 묘목부터 정성껏 키운 반송도 큰 눈의 무게에 부러졌다.
작가는 불에 탄 참죽나무 뿌리에 부러진 반송 가지를 이어 붙였다. 생명이 멈춘 두 나무를 예술적 손길로 잇는 접붙이기 방식을 시도했다. 불과 눈으로 꺾인 두 존재는 작가의 창작 호흡을 빌려 하나의 새로운 몸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끝난 생명이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을 증명했다.

하예라 기획자는 '작가는 나무에 숨을 불어넣으며 작업의 맥을 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되 사르다》는 서로 빌려주는 순환이 생의 끝에서도 이어짐을 뜻한다'라고 덧붙였다.
전시 공간은 작가의 생활 터전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관람객은 △작업실 내부 △건물 뒤편 솔밭 △야외 마당을 천천히 둘러보도록 구성했다. 관람객은 나무가 자라던 마당에서 작가가 마시던 공기를 함께 호흡했다. 관람객의 날숨 또한 전시 공간의 공기로 되돌아갔다. 관람객 역시 생명의 순환 고리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이윤숙 작가는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서로의 숨을 빌려 기대어 산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생명과 예술이 나누는 머묾의 가치를 조용히 환기했다. 17일 개막식에는 김성호, 김수철, 김희곤, 박우철, 신은영, 심영철, 장준석, 정경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