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음악가, 영상·믹스미디어 작가인 제시카 푼을 만나보았다.


Q. 쾰른 미디어예술대학에서 열린 영상회에서 애니메이션 <움직이는 산들>이 소개되었다. 작품 소개를 맡았던 이자벨 헤르구에라 교수가 작업에 대해 보여준 특별한 애정이 인상 깊다.  

A. 쾰른 미디어예술대학은 작업에 대해 토론할 때, 학생과 선생이라는 직책을 내려놓고 동등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이자벨 교수는 스페인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기독교 신자로 자라왔기에 나와 공통점이 많아 더욱 깊이 교감할 수 있었다.


Q. <움직이는 산들>은 ‘신앙’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품에서 작은 사람들이 끝없이 펼쳐진 물가를 건너고 산을 움직이려 노력하는데, 이 작업을 하게 된 계기나 영향이 있다면?

A. 홍콩에서 영국 선교사가 설립한 유치원과 학교를 다니며 엄격한 기독교 교육을 받았다. 당시 학교는 타 종교는 물론이고 과학적 학설에 배타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을 할 무렵, ‘종교적 믿음 외에 우리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작업에 직접적인 영감을 꼽자면 믿음을 잃지 않고 산을 옮기려 노력한 끝에 신을 감동시켜 소원을 이룬 중국 설화, 신약성서, 시지푸스 신화를 들 수 있겠다. 

 

Q. 현재 진행중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도 ‘믿음’에 관한 것인지.

A. 신작은 ‘환생’에 대한 이야기로 다양한 문명과 교류, 그 속에서 피어난 문화·관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혼 ‘Thee’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박물관과 저승이라는 공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물관은 그가 죽었을 때 함께 묻혔던 물건들이 발굴되어 보관된 곳이고, 저승은 환승을 기다리는 곳이다. Thee는 영혼이 환생하는 방법은 이승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방법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의 환생을 향한 여행이 실크로드를 따라 펼쳐진다.


- 제시카 푼(Jessica POON, 1990- ) 독일 쾰른 미디어예술학교 대학원 졸업. 작가는 베를린, 쾰른과 홍콩을 오가며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