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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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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재현한 그림에 ‘저건 사과야’라는, 즉 무엇을 그렸는가가 의미를 대체하며 제목을 고민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재현의 시대를 지나자 작품 제목이나 전시 부제를 정하기 어려워졌다. 그럴싸한 제목을 짓기 위해 관련 자료를 뒤져도 작품마다 빼곡하게 쌓인 사연을 몇 단어로 축약하는 일은 해당 작품을 시작하고 끝낸 당사자도 쉽지 않다. 작품과 제목은 수렴을 지향할 뿐, 완전한 일치는 힘들다. 글과 그림의 일치가 이루어진다면 굳이 힘들게 작업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부제와 제목만 멋진 작품에서 말과 사물 간의 거리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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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미술관 30년, 과거를 통해 미래를 그려보다

환기미술관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 작가 미술관이자, 재단 법인이 운영하는 사립미술관으로 30년의 역사를 가진 기관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4월 15일부터 7월 31일까지 개관 30주년 기념전시가 본관, 별관, 수향산방 3개의 공간에서 3…

(174)여기는 실미도

작가 서국화는 뒤늦게 ‘레지던시’에 처음 참여했다. 웬만한 작가는 보통 레지던시를 몇 개나 거치고, 전국에 깔린 레지던시를 일주 중인 작가도 꽤 되는데, 뒤늦게나마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한국 미술의 현장에 참여한 것이다. 여수 소재 예울마루 창작스튜디오의 물리…

(173)“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을 통해 우리의 미래도서관을 탐구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은 결과를 기대한다면 다른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회사나 조직에서 무언가를 시도할 때 기존 레퍼런스를 찾는다. 과정을 살피며 반복되는 실수를 피하고 좀 더 나은…

(172)그림자의 그림자, 동시대 참조와 표절의 문제

최나욱 | 전시디자이너·큐레이터 nowkch@gmail.com프랑스 파리 에펠탑과 중국 마카오 파리지앵 호텔 앞의 에펠탑, 경기도 안성 한 카페에 있는 에펠탑, 그리고 서울 목동  파리공원의 에펠탑. ⓒTripadvisor1999년 헝가리 미술사학자 샨도르 라드노티(S…

(171)금붕어, 이야기, 엑스 시추

자그마한 금붕어가 살랑거리며 헤엄치는 모습을 혼자 한참 바라본 적이 있다. 꼬리와 지느러미를 살랑이는 모습에 푹 빠졌더랬다. 연모는 금세 시들고 변하기 마련인지라, 살랑이는 꼬리를 바라보는 기쁨보다 금붕어에게 들여야 하는 애끓음이 더 커진 자들은 이들을 호수에 유기했다…

(170)두 가지 문해력 손실

요즘 여실히 실감하는 두 가지 문해력 손실이 있다. 하나는 문자의 과도한 사용에 기인한다. 다른 하나는 문자의 과도한 축약 탓이다. 문자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거친 진단을 내려본 곳은 의외로 시각예술이다. 시각예술은 본래 창작의 재료로 삼는 범위가 다채로우니 문자…

(169)오늘 전시의 유효함에 대해 1)

팬데믹 이후 물리적 세계는 점점 협소해지는 듯하다. 미술계 역시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기존 물성을 대체, 재정립하는 실험을 불가피하게, 또 재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전시를 포함한 많은 문화 예술 행사가 온라인과 디지털 공간으로 그 무대를 옮겼고, 주요 미술관과 전시장…

(168)기술복제 시대 조각의 위상에 대하여: 반영-반향-자기비판

기술적인 ‘기재(apparatus)’가 현대미술의 창작과 유통을 변화시켜온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3D 프린터나 다양한 해상도로 변환이 가능해진 영상 기술이 널리 유통되며 ‘원본’ 작업의 물질성과 매체의 본래 특징이나 존재 방식을 논하기가 점차 무의미해졌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