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프랑스 파리는 한국 미술가들에게 약속의 땅으로 인식되었다. 한국의 미술가들 뿐이랴. 세계 각국에서 파리를 향해 몰려온 미술가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에콜 드 파리”는 파리를 동경하며 모여든 미술가들의 집단을 말하고 있지 않는가. 50년대부터 적지 않은 한국의 미술가들이 파리로 진출하였는데 처음은 기성작가들이 중심이 되었다가 나중엔 젊은 미술학도들까지 이어졌다. 파리로 간다는 것은 국제 무대로 나간다는 것이고, 국제무대에서 미술가로서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에 기인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러시아에서 처음 파리로 나온 마르크 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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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광자의 붓질, 그 끝에는1960년 당시, 광주 수피아 여고에 재학 중이던 양광자(1943~)는 같은 반 외국인 동급생 ‘메리’를 보고 처음 유학을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1) 정확히는 메리의 양말을 보고 꿈꾸게 되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검정색 세일러복 만이 허…
심현희의 그냥, 그림 1990년대 심현희(1958~)의 ‘그림’이 선취한 것은, 그가 활발히 활동했던 시기 유행했던 민중미술이나 그의 스승들이 강조했던 수묵화의 계파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으로 향했다는 점이다. 심현희가 기성 동양화 화단의 문법에서 벗어…
생명의 울림, 김윤신의 추상조각 2022년 성북동에 위치한 갤러리 반디트라소에서 원로 조각가 김윤신(1935~)의 개인전이 열렸다. 전시장 한 벽면에서 재생되는 자료 영상에는 팔순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며 작업에 열중하는 작가의 모습이 담…
선에 실린 실존적 고뇌의 자화상, 문은희의 수묵 누드화소원(小園) 문은희(1931~)는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최초의 여성 졸업생이자 나체를 그리는 것이 금기시되었던 수묵화 장르에서 선구자격으로 누드화 작업을 전개한 인물이다. 문은희의 수묵 누드화는 여성 스스로 주체가 되…
자연을 품은 담담한 붓질, 박인경의 수묵 추상박인경(1926~)은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 현재까지 작업하고 있는 재불 화가이다. 1949년 이화여대 미술학부를 제1회로 졸업한 뒤 같은 해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 <채석장>으로 입선했다. 이후 1950…
광대한 여정의 알레고리, 정연희의 심상 풍경화정연희(1945~)의 풍경화는 새롭다. 그는 구체적인 현실의 이미지를 나타내지만 그로 인한 풍경은 가보지 않은 세계처럼 낯설다. 그의 그림은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듯이 어떤 변화의 순간을 포착하고 그 실존적 가치에 주목하는 것…
정경연의 부드러운 조각정경연(1955~)은 섬유라는 소재를 주로 하여 1970년대 후반부터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그는 일반적으로 딱딱한 재료를 다루는 조각이란 분야에 섬유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접목한 국내 ‘부드러운 조각(soft sculpture)’의 선구자이다. 오랫…
심죽자의 꽃그림, 정물과 풍경의 사이에서1977년 12월, 조형화랑에서는 심죽자(沈竹子, 1929∼)의 첫 번째 단독 개인전이 열렸다. 전시장에는 인상주의 화풍으로 철쭉, 장미, 아네모네 등 꽃을 그린 다채로운 회화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이미 24세에 《대한민국미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