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초에 남산 야유회 이후 김달진미술연구소는 4월 6일 바람이 몹시 부는 봄날에 성곽길을 나섰다. 오전,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잔뜩 있어서 작년처럼 비를 맞으며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잊은채 먹구름은 저만치 흘러가고 따뜻한 봄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첫 지점의 집합장소는 성곡미술관. ‘자연을 탐(探)하다, 이재효 1991-2012’ 전시를 큐레이터의 알찬 설명과 함께 관람하고 성곽길 따라 인왕산으로 향했다. 인왕산 주변 일부 성곽 공사가 진행 중이라 돌아서 등산하는데 그동안 사무실에서 열공하는 직원들이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올라가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그러나 인왕산 정상(삿갓바위)까지 올라가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기만 하다.




인왕산(仁王山)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낙산(駱山)을 좌청룡(左靑龍), 인왕산을 우백호(右白虎)로 지칭한 명산이었는데 일제시대때 인왕산(仁王山)의 ‘仁王’을 ‘仁旺’으로 바꿨다가 1995년 이후에 제자리로 명칭을 변경하게 되었으며, 현재까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성곽길 따라 창의문으로 향해 내려가서 근처 자하손만두집에서 식사 후, 환기미술관에서 ‘환기미술관 부암동 아트 프로젝트’ 전시를 채영 전시팀장의 스피드한 설명과 함께 관람하였다.

환기미술관에서 전시관람 이후, 근처에 있는 창의문(彰義門)을 거쳐 북악산(北岳山, 백악산(白岳山))으로 다시 등산을 시작하였다. 북악산은 인왕산과 달리 경사가 높아서 창의문을 거쳐 오르기보다는 반대쪽에서 오르기 편하긴 하나 점심에 먹었던 만두국은 뱃속에서 이미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거친 숨과 점점 하얗게 변해가는 피부색만 남겨진 채, 계단 하나씩 올라가는 뒷굼치만 바라보면서 정상을 향하였다. 정상에 올라오니 확트인 서울의 전체 전경을 바라보면 그동안 묵히고 쌓여있던 숨은 어느새 사라지고 개운한 숨으로 전환되어지면서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 기분으로 다시 발길을 돌려 숙정문(肅靖門)을 지나 어느덧 북악산을 내려오게 되었고, 북촌 지역 부근의 갤러리를 탐방하였다.

사진 2. 윤동주 시인의 언덕.




모처럼 사무실에서 탈출! 날씨는 무척 좋았으나 바람이 강하게 불어 봄소풍이 아닌 초겨울 소풍처럼 느껴졌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시원한 봄소풍이었던 하루였다.

소장님은 80년대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인사동 흑두부 집에서 저녁식사로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