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아이콘과도 같은 작가, 이불이 1998년 이후, 14년 만에 아트선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에, 지난 9월 8일(토)에 있었던 전시 개막식에 참석했다. 작가의 이름과 동명의 전시제목인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예술적 창작과정과 작품 활동의 궤적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스튜디오' 섹션을 건축공간으로 소개하는 한편, 신작 <비아 네가티바(Via Negativa)>(2012), <수트레인(Souterrain)>(2012), 그리고 <나의 거대 서사(Mon grand récit)> 시리즈 중 <벙커(M.바흐친)(Bunker(M.Bakhtin))>(2007/2012)을 선보였다.

3층에 재현된 ‘스튜디오’ 섹션은 드로잉 및 모형 220여 점으로 구성된 건축적 공간으로 구현되었고 이 공간에서 관람자들은 작가의 작업과정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다. 이 곳에는 사이보그(1997-2011), 아나그램 시리즈(1999-2005), <나의 거대 서사> 시리즈(2005-현재), 최신작 <비밀 공유자(The Secret Sharer)(2012) 등의 드로잉과 모형이 설치되었고, 이 섹션을 위해 변형된 전시공간 조차도, 하나의 작품인 <딜루비엄(Diluvium)>(2012)이 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 3층 전시장 장면과 세부작품 이미지(상,하단)
2층 입구에 바로 설치된 <수트레인>을 통해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공간은 분절된 반사공간을 체험하는 독특한 구조로서 2층에 설치된 신작들이 공감각적 체험 공간임을 예고하는 관문과도 같은 작품이다. <수트레인>을 통과해서 펼쳐지는 메탈릭한 느낌의 난반사된 공간은 그곳에 들어온 물질과 색감 및 괴량감을 모두 이미지 자체로 변화시키고 있다.

▶ 2층 입구에 설치된 <수트레인>, 2012(좌,우)
‘비아 네가티바’는 부정(不定)을 통해 신을 규정하려는 신성한 존재 또는 이상을 찾고자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설치작품 <비아 네가티바>는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 작가가 천착해 온 지적, 조형적 구조에 대한 탐구를 시각적 구조물로 변환시키고 있다. 한편, <벙커(M.바흐친)>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손 이구(李玖, 1931-2005)의 불행한 삶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벙커>에서 검정색 외형과 파편화된 거울 내부의 형태로 치환되었다. 외형적으로도 조그만 벙커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내부에서 관람객이 전시장에 공명시킨 소리를 함께 듣게함로써 과거와 현재가 융합되도록 구성되었다.

▶ 2층 설치작품, <비아 네가티바>, 2012(좌,우)

▶ 2층 설치작품, <벙커(M.바흐친)>, 2012(좌,우)
독특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그 과정 요소와 더불어, 신작까지도 건축적이고 조형적인 공간의 문제로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9월 9일(일)-11월 4일(일)까지 개최된다.
* 주최: 아트선재센터
* 기획: 사무소
* 전시작품: 설치작품 4점, 드로잉과 모형 220여점
*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관, 추석 9월 30일 휴관)
* 관람요금: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 3층 전시장의 작가 이불씨(왼쪽 이미지) / 기획자 김선정 선생님(좌)과 미술사학자 강태희 선생님(우)

▶ 1층 로비에서의 오프닝 장면(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