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연재칼럼

글이 있는 그림

이만수

인명사전 바로가기 : daljin.com/author/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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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물을 포함한 세계 내의 모든 존재는 쉬지 않고 서로를 흔들어 놓는다. 시각과 청각으로, 혹은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자극하고, 그렇게 흔들린 이미지들은 기억 속에 남아 서로를 다시 반영한다. 이른 아침에 툇마루에 앉거나 마당을 쓸면서 세상을 바라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는 동시에, 마당에서부터 들판과 언덕을 지나 대관령까지 첩첩이 싸인 산들의 사이에, 그 너머의 공간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삶의 깊이와 두께를 동시에 감각하고 느낀다. 강릉 안반데기. 말로만 듣던 이곳을 직접 본 그때의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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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능소화의 삶

글이 있는 그림(80)간밤의 소나기를 탓해 무엇하리. 이제 막 활짝 피어난 능소화 꽃송이가 몸체로 뚝뚝 떨어져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 삶을 되돌아 볼 뿐인 것을. 어릴 적에 남의 집 담장 너머에 핀 능소화를 그리 좋아했던 아내가소화를 심었다. 능소화는 대지에 열기가 득실…

(79)화가(畵家)의 길

글이 있는 그림(79)화가들은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오랫동안 준비한 전시회를 마치면 여러 가지 감사함과 부족한 생각에 잠을 못이룹니다. 그동안 그림을 그린다는 핑계로 가족을 등한시하지는 않았는지, 직장을 다닌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나의 변덕과 괜한…

(78)꽃(花)

글이 있는 그림(78) 여름이 녹음과 함께 갑작스레 다가왔다. 좋아하던 분홍과 노랑이 어울린 신록의 색깔은 어느새 멀리 지나쳐버리고 이제 그 신록을 다시 마주하려면 10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 이번 봄은 전시회 준비로 학교와 작업실을 가쁘게 오가다 그 절친한 봄을 마주…

(77)산에 오르며...

<내 작업실 한편에 놓인 항아리 안에 언젠가 꺾어 놓았던 들풀들이 한 가득 있다. 작은 욕심을 부려 들풀들을 한아름 꺾어 오던 날, 난 정말 사랑을 하면서 가졌던 가슴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늘 오르는 산이지만 오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파릇파릇한 새순들이 마치 어…

(76)손과 빵값

글이 있는 그림(76) 얼마 전 볼트의 연구원들이 작업실을 방문하였다. 나는 심오한 대담 대신 고기와 와인, 그리고 편안한 대화를 제안하였다. 그러나 술잔을 따라 역시나 예술과 인생에 대한 집요한 성토들이 이어졌다. 그날 예술에 대한 나의 화두는‘생각에 앞서는 손’이었…

(75)카페에서 …

글이 있는 그림(75) 카페에서 … 곽수영 / 1983년 도불하여 현재 파리에서 활동 중 모처럼 강한 빗줄기가 지나간 뒤, 여느 때처럼 동네카페의 작고 둥근 탁자에 가 앉는다. 막 놓여진 커피 잔 위로 멀리, 어린이들에게서 해방된 놀이터와 그 주변에 널려있는 나뭇잎과 …

(74)개방 공간으로서의 운하

새 정부 출범이후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 강 관련 사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2008년 말 정부가 착공 발표한 4대강 정비사업과 올해 6월 착공 예정인 경인운하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떠들썩한 찬.반 여론의 세례를 받으며 힘겹게 출발하려는 이 사업들에 격려차 힘…

(73)무제 untitled

새 한 마리가 있었다. 하루 종일 하늘색이 깃털에 젖을 때까지 날아다니다 돌아와 아름다운 지저귐으로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 해주던 작은 새. 그 새를 좀 더 가까이 할 수 없음에 만족 못하여 내 품에 가두어 보려다 그 새가 날아가 버리는 꿈을 꾸었다. 한 마리 새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