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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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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재현한 그림에 ‘저건 사과야’라는, 즉 무엇을 그렸는가가 의미를 대체하며 제목을 고민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재현의 시대를 지나자 작품 제목이나 전시 부제를 정하기 어려워졌다. 그럴싸한 제목을 짓기 위해 관련 자료를 뒤져도 작품마다 빼곡하게 쌓인 사연을 몇 단어로 축약하는 일은 해당 작품을 시작하고 끝낸 당사자도 쉽지 않다. 작품과 제목은 수렴을 지향할 뿐, 완전한 일치는 힘들다. 글과 그림의 일치가 이루어진다면 굳이 힘들게 작업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부제와 제목만 멋진 작품에서 말과 사물 간의 거리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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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공공적 인간으로서의 예술가, 국가 시스템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들

상습 침수사고, 이태원 참사에 이은 의료공백 사태 속에 필자는 사회적 참사와 공공서비스의 붕괴에 대한 책임 추궁과 국가 시스템의 작동을 비판하는 메시지 생산에 주목했다. 《예술, 실패한 신화》(3.22-5.26, 서울대학교미술관)를 통해 제기된 “‘정의의 편에 선 예술…

(214)조형예술과 박물관 ③ 조형예술 개념의 변화와 디자인박물관

디자인의 등장르네상스 시대에 등장한 미술 개념은 18세기에 이르면 둘로 분화한다. 순수미술(fine art)과 응용미술(applied art)이 그것이다. 르네상스 미술은 오늘날 의미에서의 순수미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문학(liberal arts)의 일종이었다. 레오…

(213)조형예술과 박물관 ② 근대 조형예술의 체계와 박물관

근대 조형예술의 체계와 미술근대 조형예술의 체계라는 말은 좀 낯설 것이다. 미술계에서는 장르라는 용어가 익숙하다. 회화, 조각, 서양화, 동양화.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일상적으로는 장르라는 말이 친근하지만 미술을 역사적으로 사유할 때는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

(212)고통과 소통

작가와의 대화, 작가노트를 접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소통이다. 모든게 시장으로 나오는 자본주의에서 소통은 유통까지 포함한다. 또 다른 단어는 치유인데, 이 또한 소(유)통이 잘 되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넣은 작품 외에 말이…

(211)조형예술과 박물관 ① 미술관 설립 붐과 미술관의 재구성

2024.1.19 대학로 예술가의집 <국립근대미술관 설립 추진을 위한 전국 포럼> ⓒ 사진 최범미술관 설립 붐?작년 11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국공예가협회 50주년 기념 전시가 열렸다. 한때(1994-95) 이 단체의 사무국장을 맡은 적이 있는 나는 옛날 추억…

(210)류이치 사카모토를 추모하며

작년 3월 서거한 류이치 사카모토(坂本龍一, 1952-2023)를 헌정하는 첫 전시 《사카모토 류이치 트리뷰트: 음악/예술/미디어》(2023.12.16-3.10)가 도쿄 신주쿠의 NTT 인터커뮤니케이션센터(ICC)에서 열려, 도쿄 방문차 참배하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았…

(209)탈식민주의의 비엔날레와 공예성

가브리엘 체일(Gabriel CHAILE) ⓒ 촬영: 김한별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베네치아비엔날레를 기대하며, 지난 2022년 방문했던 비엔날레의 사진첩을 찬찬히 뒤적여보다 문득 주제전에서 눈에 들어오던 작품들을 꺼내 보았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부족 토기를 커다랗게…

(208)불편하게 기억하기: 히로시마 원폭 피해와 미술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3층에는 원폭피해 참상과 원폭 투하 당시의 현장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주로 생존자이자 일반 시민들이 그들의 기억을 통해 그린 작품들로, 기념관은 약 2천 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사실 문화유산학계에서 히로시마라는 단어는 전지구적 기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