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김달진미술연구소가 서촌에 있었을 때는 점심시간이면 밥을 10분 만에 먹고 걸어서 경복궁을 한 바퀴 돌곤 했었습니다. 한 시간 남짓한 점심시간으로도 충분 했었지요. 통인시장에 있는 베이커리에 들려 샌드위치 하나 사들고 경복궁 주변을 돌면서 산책하기도 하고 뜰 안에 벤치에 앉아서 다리펴고 하늘 보기도 하고요!
벌써 홍대 근처로 이사온지 가 3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이제는 경복궁 대신에 와우산길을 돌기도 하고 상수역을 다녀오기도 하고 구석구석의 작고 재미난 가게들을 찾아다니고 있어요.
오랜만에 북촌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급하게 가는 와중에도 전시 오프닝에 빈 손으로 가기가 머쓱해서 작은 선물도 챙겨들고 약속드린 시간에 늦을 까봐 택시를 잡아타고 부랴 부랴 갔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곧 개관입니다.
한국미술계의 숙원이라고 할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큽니다.
( 아트이슈록(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 https://www.daljin.com/column/6134 )
신관과 구관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을지 많은 이슈가 있었던 종친부건물은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지
앞으로는 어떤 전시들이 열릴지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오프닝 직전까지 작품 설치와 배치에 고심중이신 작가님을 뵙고 인사도 드리고 갤러리 큐레이터님께 양해를 구한 다음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플래쉬는 껐는데 촬영소음은 어쩔 수가 없어서 죄송스러웠어요. 오프닝 날이신지라 워낙 손님도 많고 바쁘셔서 조용히 작품 관람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우주의 별 혹은 바다속의 물방울또는 작은 자갈들을 닮은 예쁜 작품이었어요. 전시장 바깥에서 입구 사이로 한 컷 찍은 것을 올려봅니다. 다양하게 시도된 재료들과 조형의 변화가 재미있었어요.
전시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10년만에 반가운 선생님들을 뵙기도 하고 또 예전에 인연이 닿았던 작가님을 뵙고 인사드릴 기회도 있었습니다.
작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확고한 주관을 느끼게 됩니다. 창작하는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또 얼마나 새롭고 즐거울까! 아마 그렇게 계속 발견해 나갈 수 있기에 계속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정독도서관길을 따라 조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전시장과 구석구석 숨어있는 가게들을 돌아 광화문 앞으로 걸어나오니 빌딩과 차들이 가득한 도로가 새삼 삭막해지며 어쩐지 현실로 돌아오는 기분이었어요. 아마 퇴근길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만원버스를 타서 더 그런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몇년 째 묵혀두고 있는 노트와 미술재료들을 만지작 거리며 뭔가를 그려보고 싶어 한참을 들여다 보았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그리지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