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연재칼럼

글이 있는 그림

이만수

인명사전 바로가기 : daljin.com/author/489

LAST PUBLISHED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물을 포함한 세계 내의 모든 존재는 쉬지 않고 서로를 흔들어 놓는다. 시각과 청각으로, 혹은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자극하고, 그렇게 흔들린 이미지들은 기억 속에 남아 서로를 다시 반영한다. 이른 아침에 툇마루에 앉거나 마당을 쓸면서 세상을 바라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는 동시에, 마당에서부터 들판과 언덕을 지나 대관령까지 첩첩이 싸인 산들의 사이에, 그 너머의 공간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삶의 깊이와 두께를 동시에 감각하고 느낀다. 강릉 안반데기. 말로만 듣던 이곳을 직접 본 그때의 충

더보기

ALL(199)

(48)좋은 선생 되기

미술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지 올해로 꼭 10년이 된다. 처음 한동안은 내가 독일에서 학생이었던 시절에 보고 배웠던 대로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을 명료하게 말과 글로 표현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폭넓게 공부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

(46)과속, 환생! 그리고 이음

지난 7월 16일 비가 내렸다. 한가한 공항 고속도로를 가속 페달을 계속 밟았다. 113 Km/h.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시야가 사라져 버린 길.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나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34년간 거침없이 달려온 내 삶의 속도가 갑자기 멈춰 섰다. 과…

(47)화가와 후원인

화가에게 후원인은 어떤 사람일까? 일반인이 그림에 취미나 관심이 없으면 후원인이 되기도 힘들지만, 후원받기란 하늘에 별따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직업을 가지고 고정수입으로 그림 그리는 사람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작업만하는 화가에게 후원인은 고마운 분이다. 그래서 두 …

(45)일 상

4월 개인전 이후 곧바로 작업을 시작해 다시 50점의 작품을 끝내고 이제 여행을 떠날까 한다. 지금까지의 작업하고는 다른 종이 위에 다양한 표현과 마티엘 구사한 작업들이다. 유난히 무덥고 비가 많이 내린 지난 여름, 화실에서의 작업은 퍽이나 진지했다.무엇때문에 이렇게 …

(44)꽃과 여인

海松 냄새가 맑은 안개 되어 흐르는 남단 바닷가에서 자란 필자는 어머님 가슴 같은 깊고 짙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지나간 여름 문득 이젤을 들고 비진도(比珍島) 몽돌밭에 앉았다. 웅대한 공간을 머리 위에 얹고 밀려오는 파도는 물보라 되어 자갈 사이로 빠져 내려가…

(42)사람, 자연, 사랑 그리고 인생

1905년 개성 태생이신 아버님께서는 1985년에 제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 돌아가셨고 그 보다 먼저 어머님이 중 2 때 영면에 드셨습니다. 연이은 부모님의 죽음을 마냥 슬퍼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서울예고 수학을 하면서 그림 그리는 즐거움에 다소 위로를 얻으며 …

(41)가계수표의 추억

1997년의 일로 기억된다.판화미술제 오픈 하는 날 여러 귀빈들 중에 동그란 뿔태 안경을 쓰신 호리호리한 백발의 노신사 분께서 오시더니 ‘자네 작품 쓸 만 하구만~ 이 작품 내가 한점 구입할 테니 전시 끝나고 전화하게’ 하시면서 명함을 한 장 주셨다. 고급 스러운 종이…

(40)제주를 사랑하며...

어느 날 젊은 연주자와 나이 든 연주자의 연주를 함께 듣게 되었다.젊은 연주자의 생기와 재기 발랄함도 좋았지만, 노장의 연주에는 한마디로 여유와 깊이가 느껴졌다. 어느 인생의 여정에서나 맞닥뜨리게 되는 자연의 질서와 모순투성이의 사회 질서, 그것들을 겪어 내는 고통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