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불현듯 반 고흐의 그림을 떠올렸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렇지만, 특히 반 고흐는 빛의 화가다. 사물의 표면에 던져진 빛의 편린들을 짧게 끊어진 중첩된 붓질로 표현한 것이다. 어둠이 사물의 형태를 삼킨다면, 빛은 사물의 형태를 휘발시킨다. 반 …
고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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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2010. 05.
김진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불현듯 반 고흐의 그림을 떠올렸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렇지만, 특히 반 고흐는 빛의 화가다. 사물의 표면에 던져진 빛의 편린들을 짧게 끊어진 중첩된 붓질로 표현한 것이다. 어둠이 사물의 형태를 삼킨다면, 빛은 사물의 형태를 휘발시킨다. 반 …
고충환
책은 언어의 집이다. 그림 또한 언어의 한 형식이란 점에서 화집 등 미술책 역시 이 정의에 포섭된다. 때로는 문자 텍스트의 형태로, 더러는 이미지 텍스트의 형태로 어떤 의미를 불러일으키고 상기시키고 암시하는 체계며, 사물 자체를 직접 지시하는 대신 사물을 개념으로 치환…
고충환
흔히 일반적인 용법으로 미디어는 대략 다음의 3가지 정도를 의미한다. 우선 미디어는 신문, 잡지, TV, 인터넷과 같은 각종 대중매체(매스미디어)를 의미하며, 이때 그 논의는 대개 이미지를 생산하고, 분배하고, 소비하는 유형무형의 메커니즘과 관련한 소위 이미지 정치학의…
고충환
2010. 03.
붉은 노을과 붉은 오염. 세상을 온통 암실 속 정경처럼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아름답다. 문명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장관이다. 그런데 그 장관이 대기오염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 장관 중 중요한 역할을 도맡고 있던 구름이 알고 보니 산업현장에서 뿜어낸 연기였다고 한다면 …
고충환
편의상 형상미술을 사실주의에 바탕을 둔 고전주의 스타일과 표현주의에 바탕을 둔 신형상미술로 구분해볼 수 있다. 전통적인 구상회화로서의 고전주의 스타일이 대상의 충실한 재현에 초점을 맞춘 경우라면, 신형상미술에서 대상의 재현은 다만 구실일 뿐 이를 통해 암시되는 어떤 상…
고충환
정원 가꾸기(2008). 뜨락, 정원, 꽃, 잎 넓은 나무, 동자, 피었다 시드는 잔해들이 널려있는 정물대 위의 풍경들. 이 모두는 작가의 작업실을 지키고 있는 정물대 위에 놓여진, 대개는 잠시잠깐 생기로 반짝거리다가 이후 오랫동안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정물에서 착…
고충환
프랑스의 상황주의자 기 드보르는 현대사회를 <구경거리의 사회>(동명의 저작명이기도 한)로 정의한다. 구경거리로 넘쳐나는 사회처럼 현대사회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기도 쉽지 않을 듯싶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현실인식이 그 밑에 깔려있다. 그 …
고충환
천성명은 예전 개인전 당시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들려준다. 한 아주머니가 찾아와선, 며칠 전 신문에 난 상처투성이의 작품 이미지를 보고 불현듯 자신의 깊은 상처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20년 가까이 표현하지 못했던 상처를 가족에게 얘기하고 나서, 그 신문 조각을 …
고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