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에서 박노해 사진전 <다른길>이 3월 3일까지 열리고 있어 2월 25일 6시 넘어 전시장을 갔다.
사는 것, 사랑하는 것, 죽는 것 이 위대한 ‘일상의 경이’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티베트, 라오스, 파키스탄, 버마, 인도네시아, 인디아 등에서 기록해온 7만 여 컷 중 엄선한 120여 컷의 사진이 전시되었다.
지난 14년간 오래된 만년필과 낡은 흙백 필름 카메라 하나를 들고, 지상의 가장 멀고 높고 김은 마을과 사람들 속을 걸어온 박노해가 아시아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눈물 젖은 땅이었으나 그 슬픔의 힘으로 치유하고 소생하는 강인한 생명의 땅이자 영혼의 대지임을 보여준다. 또한 박노해의 사진은 눈에 띄지도 않고 여가에 기록되지도 않는 이름 없는 이들의 헌신과 고결을 묵묵히 포착해낸다. 이들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이 세상 깊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삶의 전위’임을 그려 보인다. 그러나 이 낯선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그 안에서 마주하는 것은 정작 나 자신이며, 우리 가슴안의 무언가를 탁 건드리며 근원적 소망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박노해의 사진과 글이 지닌 ‘진정성’으로 전시는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혁명가였던 시인, 사직작가를 만나는 기회이다. 매일 오후 5~7시에 열리는 사인회에는 늘 100여명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며 ‘박노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아련한 흑백사진 속에서 나의 삶의 가치를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책을 구입 저자 사인을 기다리는 행렬
관람포인트
1. 보기 드문 정통 흑백 필름 아날로그 인화의 은밀한 빛 속으로 흑과 백만으로도 이렇게 천연하며 뜻밖의 칼라는 눈이 다 시리다.
2. 사진마다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 작가가 직접 쓴 시와 같은 캡션으로 전시를 다 보고나면 두꺼운 고전을 읽은 듯한 만족감이 가득하다.
전시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지하 1층
전시기간 | 2014. 2. 5 - 3. 3 (휴관일 없음)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30분 (8시 입장 마감)
전시문의 | 02.734.1977 / www,anotherway.kr
관람요금 | 일반(만19세 - 64세) 5,000원 / 학생(만7세 - 18세)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