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스코>

2015.3.23.-6.28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색면추상으로 유명한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의 주요 작품 50여 점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세계 유명 콜렉터들의 소장품 목록 상위에 올라있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갤러리가 주요 소장처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리멀지 않은 1980년대 중반의 일이다. 작가의 작품 상당수를 소장한 로스코 재단이 작가 사후 10여년 후에 우수한 다량의 소장품을 내셔널갤러리에 기증하면서 이루어진 일이고, 마침 내셔널갤러리가 리뉴얼에 들어가면서 로스코 작품의 해외전시가 가능하게 된 적절한 타이밍, 미디어에서 인지도를 쌓아왔던 전직 아나운서의 기획력(?) 덕택에 한국의 관객들도 로스코의 주요 작품과 로스코 채플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이미지1. 전시장 입구

 

로스코는 예술작품이 숭고함, 명상 같은 정신성을 추구하고 시각적 감상의 대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경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관과 관람자의 독특한 경험치가 일치된 순간, 일명 ‘(그의 작품 앞에서)울어라라는 하나의 강령처럼 휴면 스케일의 거대한 색면은 심연의 존재처럼 관람자 앞에 현전(presence)하게 된다.

 

침묵처럼 펼쳐진 색면이 내면과 조응하는 순간은 비록 휴스턴의 그곳과는 사뭇 다르고, 조금은 작위적인 분위기이지만 이번 전시장에 조촐하게 재현된 로스코 채플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휴스턴의 로스코 채플은 검정색과 어두운 자주색의 절제된 색면으로 예배당을 채웠다면, 이번 전시에는 검정색의 무채색 다크페인팅 7점이 전시되었다. 휴스턴 로스코 채플과 같은 시기에 제작된 또 다른 작품들이라고 한다. 알려진 대로, 그의 다크 페인팅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의 아이콘이 되었고 치유로서의 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소 번잡하고 집중하기 힘든 전시공간과 침묵의 로스코 작품은 연결시키기 힘든 주제임을 이번 전시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지2. 로스코 채플 아카이브

 

작가의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작품시기를 총 5개의 주제로 구성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개괄하는 이번 전시는 로스코에 대한 개론적인 전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좀 더 밀도 있는 공간 안에서 작품과 대면하는 명상의 순간은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본다. 전시 말미에 배치된 붉은 색면, 로스코의 마지막 작품은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그 앞에서 자살했다는 작가의 마지막이 신화화되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서성였던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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