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광화문서 일찌감치 내려 가을하늘을 만끽하며 덕수궁에 걸어갔다.

등 뒤로 떨어지는 따뜻한 햇살과 마른 바람이 반가웠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덕수궁에 진입하면 아직 초록이 우거진 너른 덕수궁을 찬찬히 만끽할 수 있다.

단지 문 하나를 통과했을뿐인데 문 밖과는 다른 시공간에 와있는 기분

왕을 뫼셨던 곳이라 그 장엄한 기운이 남아 흐르는 걸까. 

중화전을 지나 한적한 보행로를 넓게 걷다보면 오른편으로 커다란 고목과 덕수궁 미술관이 보인다. 















해방의 대서사를 그림으로 기록해 현시대에 전해주듯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빈 엽서로 전시가 간결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벽 곳곳에 타이틀 텍스트와 비치되어 있는 얇은 종이 책자도 엽서같은 디자인이었다. 

같은 흐름으로 1전시관 안쪽에는 이쾌대가 주고받았던, 모은? 엽서, 서간 자료가 굉장히 많았다.




전시장 내부는 그림은 물론, 사진자료나 복사물, 벽면의 텍스트까지 사진촬영이 불가하여,

아쉬운대로 종이책자 안에 담긴 작은 작품컷을 찍어 첨부해본다.




한국 역사의 암울한 시기와 맞물려 탄생한 이쾌대의 그림은 어두운 함의와 침울한 색채가 그 시대적 분위기를 드러내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힘 있는 눈빛도 있었다. 그림 속 인물들이 이쾌대의 얼굴과 많이 닮아있다는 인상.

서양화 느낌이 많이 나는 과감한 그림도 기억에 남지만, 사람들과 주고받았던 글귀, 여러 스케치에서 느껴지는 노력의 흔적, 가족을 그린 그림에서 자녀 한명 한명에 우리 한난이, 우리 수생이, 우리 ..(이름이 정확하지 않다.) 다정스레 이름을 넣어준 것, 역시 못지않게 기억에 남는다.





2층에는 광복 70년 기념 한국근대미술 소장품전도 열리고 있었다.

광복 직후 1945년부터 1950년 한국전쟁까지 작품들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과 활동상을 살펴보기 위한 전시이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출품한 자료들도 자주 보였고, 금동원 선생님 작품 '세검정 풍경'은 그 존함과 세검정이라는 주제만으로 무척 반가웠다. 

















가을 덕수궁, 이쾌대전   글 사진, 이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