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 ‘루벤스와 거장들’  

국립중앙박물관  2015.12.12.-2016.04.10



 평상시 현대 작가들의 작품전시를 본 이래로 연구소에서 받은 초대권으로 오랜만에 관람한 17세기의 화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되어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주로 플랑드르의 화가들을 주제로 전시가 이루어졌다. 전시장에서 사진촬영이 불가한 관계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본격적인 전시관람 전에 마주친 디스플레이(프린팅)작품 (얀 위스티스존 판 하위쉼, <Bouqet of Flowers>)을 본 후 전시에 대한 관람 욕구가 상승함을 느꼈다. 원작은 프린팅 작품보다 훨씬 색감이 선명하고 강렬했으며, 실제 꽃처럼 꽃잎을 사실적으로 표현해서 입체감을 강조했다. 



 얀 위스티스존 판 하위쉼, Bouqet of Flowers(프린팅)


Bouqet of Flowers(원작)


전시장으로 들어선 순간 나를 압도시킨 작품은 코르넬리스 더발리외르의 <수집가의 갤러리>이었다.

코르넬리스 더발리외르, 수집가의 갤러리, 1640세기


그림 속의 그림이라.. 기존의 여러 화가의 작품을 관람했지만, 그림처럼 보이도록 느낌만 냈을 뿐 이렇게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은 이례적이였다. 마치 사진 한 장을 보는 것처럼, 어느 부분 하나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된 코르넬리스 더발리외르의 작품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색감, 구도로 인한 공간의 변화 어느 것 하나 어설프지 않았던 짜임새 있는 구성들은 기존에 작품 활동을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하였다. 창문의 표현은 마치 애니메이션의 느낌처럼 신선한 느낌이었고, 각 구성요소의 특징, 재질감을 살린 작가의 치밀함이 엿보였다. 



 피터스 파울 루벤스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느낀 점은 작품의 주제마다 대조되는 인물의 피부톤을 보며 비교할 수 있었다.  작품 <애도>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리스도의 피부는 청색증으로 인한 피부 색조의 변화와 주변 인물의 낮은 채도로 그리스도를 돋보이게 했다. 그다음으로 비교된 작품 <아기 에리크토니오스의 발견>은 어린 아이와 성인들의 피부에서 생기있고, 붉은빛이 첨가되어 건강한 인간의 혈색을 표현하려고 한 것 같았다. 


피터르 파울 루벤스, 애도, 1612년경
 

 
피터르 파울 루벤스, 아기 에리크토니오스의 발견, 1616년경


루벤스의 거장들 전시의 메인 이미지였던 루벤스의 딸을 그린 작품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에서는 작품만 봐도 딸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생기있게 표현된 피부로 생동감을 느꼈지만, 안타깝게도 12살에 죽음을 맞이한 부분이 아쉬웠다. 



피터르 파울 루벤스,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 1616년경



루벤스의 작품은 주변을 어두운 색감으로 잡아주고, 주인공을 밝게 살려줌으로써 작품의 주를 강조하는 작업방식을 갖고 있어 관람 시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마치 작품 속 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할 만큼 인물의 눈빛과 피부톤은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듯 했다. 그 당시에 활동했던 여러 화가의 사실적 표현, 장식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인물에서는 피부 색조와 물기 어린 눈빛을 표현함으로써 작품의 가치를 높였다. 

 
 인물작품 위주 및 풍경을 강조한 얀 브리헐1세의 <토비아가 있는 풍경>은 숲의 풍성함과 청량감, 하늘 표현에서 느낄 수 있었던 편안함으로 눈길을 끌었다. 

얀 브리헐1세, 토비아가 있는 풍경, c.1598



 피터르 브리헬 2세의 유명한 작품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에서도 삽화처럼 야무지게 구성된 인물들의 구성, 건축물, 동식물 조차도 시대의 배경을 잘 표현했다. 무엇보다 앞부분의 내용만 강조하지 않고 뒤편으로 보이는 배경 속의 인물 외 구성요소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성실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 

피터르 브리헬 2세, 베들레헴의 인구조사, 16세기



전시 총평은 대체로 만족했으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을 제작할 때 어느 부분하나 놓치지 않고 어떻게든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표현성은 그 작가의 성향을 보여줬으며, 표현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고 인물 외 풍경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들로 관람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매력 있는 작품들이었다.  
 
 예전에도 가끔 들었던 생각처럼 ‘좋은 작품은 단순히 사실적으로 잘 그려서 끝난 것이 아닌, 잘 표현됨으로써 느낄 수 있는 생동감, 눈빛으로 전달하는 주인공의 심리,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는 듯한 작품들이 더욱 가치 있는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표면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의 호기심과 내면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편집부 - 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