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YOUR LIFE
색, 다른 공간 이야기
2016.02.25-08.21
대림미술관 전관
춘계야유회에서의 여독을 풀지 못하고 마감에 돌입한 끝에 찾아온 달콤한 전시기회!
4월의 문화가 있는 날을 겸사겸사로, 서촌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을 방문하였다.
대림미술관은 늘 그렇듯, 평일과 주말 가리지않고 사람들이 붐비는 서촌의 핫플레이스이다. 미술관 직원들의 피땀의 노력이 스며들어 그 모습을 드러낸 전시일테지만, 기존의 회화에서 신물난(혹은 순수회화가 결집한 미술관 전시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대중들의 기호를 잘 반영한 그야말로 여심 취향저격형 전시라고 생각하였다.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작지만 그 위용을 뽐내는 색색의 창문들 틈에서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핸드폰을 들이밀며 전시와 나를 담는 작업에 충실하다. 모든 사람이 전시장에 온 소위 인증샷을 찍기위해 연인과 친구들과 지인들과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도 대림미술관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1층을 들어가면 매번 전시마다 전시연계형 아트상품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뮤지엄샵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여심저격 전시인만큼 아트상품에도 소홀함이 없는 대림미술관이기에 옷밖으로 나오려는 지갑을 겨우 잠재운채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층부터 시작된 전시는 알록달록한 사진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첫 번째 작품부터 사진찍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여심은 그앞을 순순히 지나칠수 없는 곳이다. 나 또한 나와 작품을 같이 담은 사진을 남기고 싶었으나, 여기저기서 최소 10장이상 연속 촬영을 하는 젊은 처자들을 이길수 없어, 도망치듯 작품 앞을 탈출하였다.

위의 작품은 어느 누군가 몰래 수건 빨래를 널어놓은 듯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주부로서 '저걸 좀더 탈탈 털고, 다림질을 한 후에 걸었으면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3층을 올라가면서 맞이한건 갑작스러운 '미술관판 이케아' 느낌이었다. 갑자기 왠 모델하우스들이 펼쳐져 있는 것인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턴 색이 아닌 공간을 보게되면서 작품이 아닌 하나의 쇼룸을 보고 있는 착각마저 들었다.

전시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냥 가구점이이었다. '내 삶 속의 색'은 이미 잊어버린채 잘 만든 가구를 고르고 있는 또는 잘 꾸며진 홈인테리어를 서치하기 위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전시는 무릇 작품을 관람하고 그 작품만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던 내 가치관이 미세먼지와 함께 사라져버린 순간이었다.

그 와중에 너무나 귀여운 코끼리.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용도의 것인지 알지 못한다.

전시는 마지막까지도 쇼룸같은 느낌을 잃지않았다.
초반부에 젊은 여성의 감각을 중시하는 분위기였다면, 후반부에서는 중년의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보여주는 세심한 배려라고 읽혔다.

4층까지 마련된 프로필사진 및 인스타그램용 업로드용 작품들을 관람한 후, 1층에 마련된 뮤지엄샵으로 제대로 구경하였다. 언제나 그렇듯 대림미술관에서는 에코백을 구매한다. '한정판'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남편을 위해서도 컵을 구매하였다. 알록달록 예쁜 색도 많은 데 굳이 그레이로 사달라고 하여, 취향을 존중해드렸다.
전시는 8월 21일까지 진행한다. 6,7,8월의 더운 날씨와 물놀이 가고픈 마음을 담은 계절보다는 지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미술관을 나설 땐 입구에 서 계신 예쁜 직원분께서 한남동에서 뵙자는 인사도 빠뜨리시지 않는다.
다음은 한남동 디뮤지엄 너다!
- 편집부 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