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하는 동안 찍었던 다른 사진들이 있었으나, 이를 보관하는 저장장치에 문제가 생겨 위 사진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진들을 올릴 수가 없었다.
5월13일(금), 여행의 둘째날 나는 나라(奈良)현의 동대사(東大寺)와 교토(京都)시의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와 기요미즈데라(淸水寺)에 방문하였다.
먼저 동대사를 관람하게 된 이유는 일전에 어떤 지문에서, 동대사의 거대한 청동불상과 동대사를 재건한 스님에 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사슴의 도시인 나라 현답게, 동대사를 가는 길에 곧바로 사슴을 만날 수 있었다. 아니, 사슴천지였다. 동대사로 가는 내내 사슴이 있었고, 심지어 절 내에도 사슴이 있었다. 과연 사슴의 도시라고 할 만 했다.

동대사는 확실히 건물이 컸고, 청동불상역시 그 크기가 엄청났다. 이 문화재들을 보자마자 이들을 만들었던 옛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관람을 마치고 동대사를 나서면서 수학여행인지, 초등학생, 중학생을 망라하고 학생들이 단체로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부지런해야 함을 새삼 깨달았다. 나는 곧바로 후시미이나리타이샤가 있는 교토로 향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예상치 못했던 것은, 이 신사의 크기였다.
경험과 지식이 전무했던 나는, 아름다운 도리이들을 둘러보면 대충 신사의 경내를 한 바퀴 돌겠지...란 생각으로 무작정 도리이들을 따라 출발하였고, 예상과는 다르게 ‘등산’을 하고 말았다. 결국 매우 지쳐버렸다.
겨우겨우 산을 내려온 이후 곧바로 기요미즈데라(靑水寺)를 방문하였다.
기요미즈데라의 전경은 워낙 유명해서, 굳이 이곳에 올려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둘러보니 대부분, 경 내부는 관심이 없고 다들 밖에서 본관만을 찍기에 바쁜 것 같았다. 아이러니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내부의 종소리와 향내를 맡으며, 지친 몸을 기대 쉬었(졸았던)던 것이 즐거웠다. 비록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이긴 했지만.

기요미즈데라의 내부의 한 구역, 여행 내내 일본 곳곳의 신사가 있는 곳을 방문할 때마다, 일본인들이 동전을 던지고 복을 기원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신사와 절이 같이 있다는 사실이 일본다웠다.
5월14일(토). 나는 아침에 일어나 일단 오사카역으로 향했고, 출근으로 번잡한 그곳에서 주사위 던지기와 같은 충동적인 기분으로 히메지를 향해 떠났다.

히메지를 관람하고, 곧바로 동쪽을 향해 출발하였다. 히메지성을 관람하는 것은 원래 계획되지 않았던 일이었다. 이후의 일정이 애매했던 나는 동쪽으로 가는 전차 안에서 무엇이라도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래서 급히 계획을 세워 히코네성을 방문하였다.

히코네성을 방문한 이유는 먼저, 히메지성과 마찬가지로 그곳이 현존하는 12천수 중 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1873년 폐성령(廢城令)이 반포됨에 따라 많은 성들이 폐성되거나 태평양 전쟁에서 많은 성들이 공습을 받아 소실되었고, 현재 12곳만 남아있는 천수각을 12천수라고 한다. (출처: 위키백과)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이번 여행에서 제일 먼저 방문하고자 한 곳은 오사카성이었을 것이다. 그곳이 1930년대 재건축을 하는 과정에서 현대식으로 콘크리트 건물로 지었고, 내부적으로 체험했을 때 실망감이 역력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에도막부시대 이전, 관서지방의 오사카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생각해 볼 때, 이전에 이 성이 가졌던 중요한 영향력을 느끼고 싶었고, 무엇보다 오사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이를 위한 시간을 도저히 짜낼 수 없었던 나는 성 자체의 고유성을 보는 것에 만족하기로 하며 다른 성들을 선택하였고, 히코네성은 그 중의 하나였다.


두 번째 이유는 그곳이 비와호와 매우 근접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나는, 국토 내부에 거의 바다로 착각될 만큼의 큰 호수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 깊었다. 애석하게도, 열차 시간에 쫒겼던 나는 숨을 참지 않고 달리는 수고를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와호는 직접 대면하지 못하고 5분 거리 앞에서 발길을 돌리고, 이전에 히코네성 위에서 멀리 비와호의 풍경과 바람, 민물 비린내를 맡았던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여행의 끝으로, 나는 츠루가(敦賀)항을 갔다.

전반적으로 츠루가시 전체가 사람이 없었다. 간간이 보았던 사람의 숫자를 꼽아도 열 명 남짓 정도. 개인적으로는 그 고즈넉함과 여유로움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항구의 지형은 기본적으로 만(灣)이었기 때문에, 출발할 때부터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으나, 그마저도 출입이 통제된 시설의 위치 때문에 관망에 제한이 있었던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심지어 먼 바다에는 안개까지 끼어서 관망은 더욱 어려웠다. 좋은 위치에서 동해(일본해)를 보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꼭 필요했다.
미리 가지고 있던 교통패스로 탈 수 있던 막차를 놓치는 바람에, 별도로 마이바라(米原)까지 차표를 끊어서 겨우 츠루가를 나올 수 있었다. 이것으로 모든 일본여행을 마무리했다.
※ 이처럼 좋은 여행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관장님, 회사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매우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