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ddp에서 진행될 어포더블 아트페어를 업무차 방문했다. 정오 정도에 ddp에서 나와 중구지역의 신생 전시공간을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겼다. 첫 목표로 한 곳은 중구 황학동에 위치한 케이크갤러리였다. <이세준 개인전: 포락지(Submerged Land)>가 진행 중(-9.25)이었다.


 


케이크갤러리는 황학동 벼룩시장 내에 위치해 있다.


갤러리가 위치한 솔로몬빌딩 맞은 편에는 중고생활전자제품을 파는 상가들이 있고, 빌딩 내에는 중고 TV, 책 등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다. 갤러리는 6층에 있다.


 


케이크갤러리 입구와 전시장 전경


 


이세준 작가의 작품(부분)


'작가는 지난 몇 달간 중국에 머무르며, 낯설고 황량한 동네를 걷고 또 걸었다. 그는 그곳에서 여느 때처럼 이미지를 수집한다. 폐기물과 폐건물, 영원성을 꿈꾸며 만들어졌을 조각작품의 부산물, 사회 속에서 이름 없이 존재하는 거지, 빗물에 씻겨 금세 사라질 것 같은 길가의 무덤 등 그의 시선이 멈춘 자리에는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것들이 있다. … 




이세준 작가의 작품(부분)


이세준은 회화를 보는 시선이 흩어지도록 일종의 ‘덫’을 놓는다. 여기에는 도마뱀을 비롯해 해골의 모습, 절단된 얼굴(혹은 부유하는 시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 욕망의 자리에서 떼어온 기호들이 등장한다. … 이세준은 큰 화면 가득 직렬적으로 연결된 복잡한 회화의 구조에 집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화면의 구조와 관계를 조금 내려두고, 미시적 화면 안의 조형성을 실험한 병렬적인 회화를 느슨하게 선보인다.'


_ 박지아, 서문 중 발췌


총 16점의 회화작품이 출품되었다.


 


전시장 안쪽에 창문으로는 황학동 시장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1층에 내려오니 건물 구석에 놓인 거대한 주크박스 '200 SELECTION STEREO'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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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앱을 이용해 종로구 창신2동에 위치한 지금여기를 찾아갔다. 가는 길에 소나기가 내려 무척 곤란했다. 몇 번의 언덕을 오르고 나니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들어섰고, 깃발모양의 지금여기 로고가 보였다. 




주차장 입구였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무공간에 먼저 들어섰다. 


'…해발고도 70m에 위치한 전시공간으로 김익현과 홍진훤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세 개로 나누어진 50여평의 공간은 주차장에서 봉제공장으로 그리고 지금은 전시장이 되었다. …두 운영자가 사진이라는 매체를 다루는 작가인만큼 사진이란 비탈길을 따라 오르는 작가들을 통해 우리의 '지금여기'를 조금 더 자세히 보려한다.' _ 공간 소개글


사무공간겸 전시장 입구


 


전시는 <이의록 개인전: 두눈 부릅 뜨고>가 진행 중(-9.11)이었다. 영상 3점과 사진으로 만든 평면작업 1점이었다.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기록된 것과 잊혀진 것들 간의 관계에 대해 작업해온 이의록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광학기구의 발전은 과연 인간의 시각 영역을 확장해온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보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과 금지하려는 제도적 규제. ‘드론 날리기’라는 사건은 이 두 요인이 각축하는 전장이 된다." 


_ 서문 중 발췌




Black out, single channel video, 10min 17sec, 2016


작가는 영상과 함께 드론비행금지구역인 서울시내에서 드론을 띄워올려 한 성당을 촬영 했던 이야기, 이로 인해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쓰고 나온 경위 등을 담담한 목소리로 풀어놓는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사진기술, 열기구, 전쟁을 위한 정찰용 소형카메라를 부착한 비둘기 부대, 인공위성 등 카메라와 시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이었다.


"사진기 뒤에 있던 사람이 사라졌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내가 쏜 위성, two channel video, 5min, 2016

[음악: 내가 쏜 위성-신중현과 뮤직파워(1982)]


드론을 조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과 리모콘을 쥔 손에서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헤드셋에서 나오는 빠른 비트와 어우러지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새, digital color print 264장, 408x162cm, 2016

"나는 다시 한 번 떠올린다. 저 멀리 바람을 받아 한껏 부푼 연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과 무심한 듯 손끝에 묶인 실을 끊어내는 장면을. 그리고, 도저히 손닿지 못할 곳으로 날아가 버리는 저 연이 못내 내게 속삭이는 목소시를, 그 목소리에 담긴 마음의 질감을 나는, 도저히 가시화할 수가 없다."

_ 김동규, <마음을 담아-이의록의 첫 개인전 '두 눈 부릅 뜨고'에 부쳐> 중 발췌

 


White out, slide film, 2016



심보선 시인의 시 '지금 여기'가 사무공간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려있다.